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에게 공수처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가 설립된 2021년 1월 21일 이후 공수처 소속 검사 및 수사관들 중에 퇴직한 사람은 38명에 달한다. 65명인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정원 중 절반 이상(58.5%)이 공수처를 떠난 셈이다.
특히, 지난 8월 1기로 임용된 공수처 검사 중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검사마저 대학 이직을 이유로 공수처를 사직함으로써 1기로 임용된 13인의 검사가 모두 공수처를 떠나게 됐다.
공수처 수사의 핵심인 부장검사들마저 공수처를 뒤로하고 있다. 지금까지 6명의 부장검사가 공수처를 떠났는데, 1부에서 4부까지 4개의 수사부서를 가지고 있는 공수처의 구성상 수사부서의 수장이 한 번씩은 갈린 셈이다.
지금까지 공수처를 떠난 검사는 20명인데, 이들을 보좌하는 수사관 18명도 공수처를 퇴직해 공수처가 맡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 수사역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이 공수처를 떠나는 이유는 신분 불안과 조직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주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검사는 검찰청 검사와는 달리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데 임기는 3년으로 최대 3회 연임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사관들도 연임제한은 없지만 임기는 6년으로 제한되어 있다.
게다가 신생조직이라 검찰 등과 같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여타의 조직과는 달리 수사경험이나 노하우가 제대로 축적되지 않아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수사업무에 임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악척결 등 국가적으로 보람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체계적이지 못한 조직운영과 수사현실이 장기 재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낮은 급여도 퇴직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변호사 업계나 사기업 등에서 높은 급여로 스카우트 제의가 오면 현실적으로 뿌리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총 38명의 퇴직자 중 임기만료로 퇴직한 사람은 올해 1 월 퇴임한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 그리고 검사 1명 등 3명뿐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검사 및 수사관의 높은 퇴직률에 대해 공수처는 법적, 제도적, 조직문화적 측면에서 여러 사항을 검토하고 조직 및 인력이 안정화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지만, 공수처가 처한 구조적인 문제점과 조직전망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비판을 귀담아들어야 할 때이다.
송석준 의원은 “공수처 재직 기간 중 몸은 편한데 마음은 가장 불편했다는 어느 퇴직 공수처 부장검사의 쓴소리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며 “내적 성찰과 조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