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교육, 시험 아닌 진단 필요…입시·대학 서열 구조 완화해야”

정근식 “서울교육, 시험 아닌 진단 필요…입시·대학 서열 구조 완화해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자를 만나다
“교권과 학생인권은 상호 의존성”
“디지털 교과서 효과 검증 안 돼”
“사고·창의력 위해 입시 개편 필요”

기사승인 2024-10-05 15:30:02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오는 16일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 진영 단일후보로 출마하는 정근식 후보는 “초중등 교육 정상화를 위해 입시제도 개편과 대학 서열 구조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대 변화에 따라 학생을 평가하던 일률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시제도 개편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정 후보는 현재 교육 정책과 방향에 대해 “과도한 경쟁과 암기식 교육이 교육 황폐화의 주범”이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책을 읽고 토론하고 자신의 입장을 표현할 기회를 늘리는 것이 올바른 교육의 방향”이라고 교육 철학을 설명했다.

이는 정 후보가 초등학교 지필평가 부활 및 초·중·고 수행평가 축소에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초등학생들이 입시와 시험의 굴레에서 이제 겨우 자유로워졌는데, 다시 시험을 부활하면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며 “다만 기초학력과 문해력 부족은 심각한 사안이기에 일률적인 평가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서울교육의 목표에 대해 학생들의 사고 및 창의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가진 잠재적인 소질을 발견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입시제도와 대학의 서열 구조 완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교육부, 대학 총장, 대통령 등과 함께 교육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도입을 6개월 앞둔 AI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에는 깊은 공감을 표했다. 정 후보는 “AI 디지털 교과서에 관한 교육적 효과가 증명된 것이 없기에 학부모들의 우려는 정당하다”며 “교육적 효과를 확인한 뒤 전면 도입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최근 서울시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해서는 ‘교권과 학생 인권의 상호 의존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교권이 바로 서지 않으면 학생 인권도 보장되기 어렵다”며 “교권과 학생 인권이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교육감의 중재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실질적인 법률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정 후보의 의견이다. 그는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보호 5법이 만들어졌으나,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며 “현장 교사들이 입법 효과를 체감할 수 없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교육감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통한 교육을 추진할 방침이다. 조희연 전 교육감의 국제 공동수업, 농촌교류,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받아 정근식 후보의 ‘공감 교육’으로 이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한국사는 중국사, 일본사 등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에, 학생들이 전체 아시아 역사 속에서 한국사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면 역사교육의 발전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현지 탐방 교육뿐만 아니라 생태 및 지리교육, 농촌 유학, 문화 체육 활동 등을 통해 공감 교육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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