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독서 실험 ‘북돋움’…생각이 자라는 교육

서울형 독서 실험 ‘북돋움’…생각이 자라는 교육

120개 초등학교서 연내 시범 운영…내년 확대 계획도
성동광진교육청은 ‘찾아가는 북돋움’ 캠프도 별도 기획

기사승인 2025-08-01 11:00:03
지난달 31일 서울 성동구 경일초등학교 교실에서 ‘북돋움’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황인성 기자  

“책은 읽기만 하는 거 아니에요. 같이 읽고, 서로 물어보는 게 더 재밌어요.”

서울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 여름방학 중에도 책을 펼친 아이들은 지문을 소리 내어 읽고,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으며 활발히 대화를 이어갔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도입한 독서 기반 수업 ‘북돋움’의 한 장면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120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 ‘북돋움’은 독서 중심 교육을 전면에 내세운 실험적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글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핵심 개념 중심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읽고, 말하고, 쓰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7월31일 성동구 경일초에서 열린 수업은 북돋움의 취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날 교실에서 학생들은 ‘생태계’ 개념을 중심으로 글을 읽고, 디지털 생태·사회적 생태 등으로 사고를 넓혔다. 이어 각자의 삶이나 사회 문제와 연결 지으며 발표하고 글쓰기를 진행했다.

박가인 교사가 7월31일 경일초에서 4학년 학생들과 ‘생태계’ 개념을 중심으로 북돋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인성 기자  

서울 내 각 교육지원청 가운데서도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은 별도로 ‘2025 찾아가는 북돋움’ 캠프를 기획했다. 방학 중 4~5학년 130여 명이 12개 학교, 19개 팀으로 나뉘어 참여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오는 8월8일까지 이어진다.

최양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장학사는 “학교에서 문해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번 북돋움 캠프를 모델로 삼아 학기 중에도 더 많은 교실에서 독서 기반 수업이 확산되도록 교사 연수, 컨설팅, 수업 사례 나눔 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핵심 개념을 익히고 이를 삶의 문제에 적용해 보는 수업이 정착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장 교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박가인 교사(경일초)는 “해석이나 정답을 찾는 수업이 아니라 ‘왜 이런 문장이 나왔는지’ 아이들과 함께 따져보는 과정 자체가 배움”이라며 “아이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질문을 만들면서, 교사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수업”이라고 말했다.

북돋움 교육 자료.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수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제 중심 북돋움’ 자료도 개발했다. 생태, 미디어, 공동체 등 학생 일상과 맞닿은 주제를 다룬 텍스트를 중심으로 ‘개념 이해→개념 확장→개념 적용’ 흐름을 갖춘 자료로, 교사가 단계적으로 수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AI 시대일수록 ‘읽는 힘’이 단순한 학업 능력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량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시범 운영을 마친 뒤 서울시교육청은 북돋움 수업의 효과와 현장 반응을 분석해 전체 학교로의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교재와 지도안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