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폐기 2번째…‘끝까지 간다’는 민주당

김건희 특검 폐기 2번째…‘끝까지 간다’는 민주당

4일 본회의서 김건희 특검법 부결
민주당 법안 재발의해 추진 예고
野 “부결될수록 안 좋아지는 건 여당”
민주당, 김건희 특검으로 정국 주도권 잡을 듯

기사승인 2024-10-05 06:00:06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개정안' 등 재의 안건을 모두 부결시킨 여당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최종 부결됐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며 부결시킨 것인데 야당은 이를 기회로 삼아 더욱 압박하겠다는 태도다. 더 강한 입법 발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채상병 특검법·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이용활성화법) 개정안에 대한 재표결을 진행했다. 개표 결과 재석 300명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무효 1명, 기권 1명으로 해당 법안은 부결됐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 중 이탈표 4표가 나와 주목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이날 본회의에 오를 재의결 법안에 대한 부결 당론을 정했다. 당내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두고 약간의 불만 분위기도 나오는 상황이지만, 일단 거대 야당에 맞서 특검법은 부결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민주당은 이날 부결된 김건희 특검법 등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최근 김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까지 나오면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더 강력한 특검법을 마련해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된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진실을 밝혀낼 때까지 정의가 승리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참석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용산과 국민의힘이 아무리 방탄을 해도 김건희씨 처벌은 시간문제”라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법안 부결을 오히려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여당이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면서 법안을 재발의하고, 정국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다.

특히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검증한 후 수사 대상과 범위 등을 확대해 법안을 재발의할 구체적인 계획도 갖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계속해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이 터져 나오기 때문에 국감에서 의혹 등을 다루고 재발의 시점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부결된 김건희 특검법에는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22대 공천이사 개입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외압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담고 있다. 

김 여사 리스크가 민주당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여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연말까지 크게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될수록 상황이 나빠지는 건 국민의힘”이라며 “여권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높아질 거기 때문에 여당 내부에서 가결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말 안으로 크게 터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의혹들을 두고 올해 안에 모두 불기소 처분을 하게 될텐데 그렇게 되면 오히려 특검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 야권에서는 한 대표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 표결이 반복되더라도 ‘부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특검법이 가결될 경우 친윤계 중심으로 한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놔야 할 상황이 온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결국 매번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지난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당시 원내대표였던 비명계 박광온 의원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한 바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법이 가결된면 친윤계에선 옳다구나 하고 분명 한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한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으려면 끝까지 부결을 당론으로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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