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어린이날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세계 최초 어린이를 위한 정원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시는 매년 어린이날에 정례적으로 축제를 개최해 아동·청소년 정서를 보듬고, 어린이 정원 문화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어린이대정원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내년 5월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어린이를 위한 정원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8일 밝혔다.
지난 1973년 조성된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노후된 부분이 많고, 어린이가 정원을 조성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시는 내년 서울어린이정원 페스티벌 개최를 통해 전세계에서 견학하고 벤치마킹할 어린이 정원문화 콘텐츠로 재창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는 어린이정원 문화 조성으로 아동·청소년의 정서 안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아동·청소년의 우울 지수는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2021년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22개국 중 22위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국제 아동 삶의 질 조사’에서는 35개국 중 31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밝힌 2024년 대한민국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5.3점이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숲 체험 프로그램 운영 결과를 살펴보면, 심리 사회적 능력은 3.9%, 도덕적 능력 2.9%, 신체적 능력 3.0%가 늘었었다. 우울감은 22.5%나 감소했다”고 말했다.
숲과 정원 활동은 다른 야외 활동에 비해 정서적 안정감과 행복감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대 교육전문대학원의 ‘텃밭정원 활동이 유아의 정서지능과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2018)’에 따르면 바깥놀이, 산책 활동은 정서지능과 행복감을 각각 1%, 6% 높인데 반해, 텃밭·정원 가꾸기 활동은 정서지능과 행복감을 각각 12%, 11% 높였다.
시는 어린이정원 페스티벌을 어린이날 대표 관광콘텐츠로 ‘서울정원박람회’와 연계해 매년 확대 개최할 예정이다. 영국의 유명 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와 같이 발전시켜 정원문화 확산은 물론 관광 및 소비 증대, 원예 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주요 국가는 이미 어린이를 위한 정원 교육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산림청 역시 아이들의 생태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산림교육을 초등학교 늘봄 교육과 연계하고 있다.
‘2025년 서울 어린이정원 페스티벌’은 ‘정원은 마법사’라는 주제를 설정, 정원이 아이들에게 치유와 공감, 놀이를 제공하고 아이들이 정원에서 ‘감성 용기 지혜’를 느끼도록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어린이대공원에는 다영한 어린이 취향 맞춤 정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정원을 가꾸는데 필요한 물, 흙, 빛, 바람, 시간의 다섯 가지 요소를 공간테마로 설정한다. ‘정원은 마법사’ 테마에 맞춘 신비로운 테마의 정원, 요정의 숲 정원, 거인의 정원 등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조성되고 동심을 깨운다. ‘해먹정원’ ‘책정원’ 등 자연속에서 쉴 수 있는 공간과, 정원의 시원함을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정원’도 마련될 예정이다. 탁 트인 호수의 전경을 만날 수 있는 ‘캐릭터 호수’ 정원도 있다.
시는 성공적인 페스티벌 개최를 위해 참여 기업, 기관, 단체와 함께 할 예정이다. 페스티벌 기간 조성된 다양한 정원들은 행사 이후에도 존치해 어린이대공원을 방문하는 어린이와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 국장에 따르면 페스티벌에 사용된 대형 조형물도 행사 이후까지 관람할 수 있다. 새로운 어린이정원 페스티벌이 시작되면 새로운 대형 조형물을 추가해 전시한다.
이어 정원의 기획부터 조성, 관리까지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는 ‘서울어린이가드너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어린이대공원의 생태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도 연중상시 운영된다. 이 외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국장은 “어린이대공원 정원 페스티벌을 통해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정원을 체험하고 자연 속에서 자라며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스스로를 지켜내는 자아존중감이 높은 행복한 성인으로 자라길 바란다”며 “나아가 성인이 돼서도 일상에서 정원을 통해 우울감을 이겨내는 효과적인 마음 처방이 될 수 있도록 전연령을 위한 정원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