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건강검진, 일반 국민 대비 주요 만성질환 유병률 낮아”

“직장인 건강검진, 일반 국민 대비 주요 만성질환 유병률 낮아”

기사승인 2024-10-08 16:55:54
3일 김우진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이 코엑스에서 진행된 ‘한국헬시에이징학회 2024 추계학술세미나 가을건강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KMI한국의학연구소

KMI한국의학연구소(이하 KMI)는 지난해 KMI 건강검진센터에서 국가일반검진이나 종합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직장근로자들의 주요 만성질환 유병률이 일반적인 전 국민 통계자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KMI 연구위원회의 김우진 상임연구위원(예방의학과 전문의)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지난 3일 코엑스에서 진행된 ‘한국헬시에이징학회 2024 추계학술세미나 가을건강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질병사회, 장수의 핵심으로 떠오른 복합 만성질환 관리‘를 주제로 열렸으며, 김 연구위원은 ‘직장인 건강검진 데이터로 본 복합 만성질환 현황’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미국 보건부가 분류한 만성질환과 국내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포함된 만성질환 조사 항목을 기준으로 삼아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암 등을 주요 만성질환으로 분석했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지난해 전국 8곳의 KMI 건강검진센터에서 국가일반검진 또는 종합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직장근로자 총 100만3222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주요 변수 데이터 누락자를 제외한 실제 분석 대상 인원은 총 94만66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남성이 52만7552명으로 56.1%, 여성은 41만3114명으로 43.9%를 차지했다.

김 연구위원이 진단검사, 신체계측, 영상장비검사 결과 자료와 수검자 스스로 작성한 설문조사 자료를 통해 확인한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이미 의학적으로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했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의 경우 20~30대 수검자의 10% 미만에서 관찰됐으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해 60대에서 41.2%, 70대 이상에서는 58.6%가 확인됐다.

당뇨 또한 20~40대 수검자의 10% 미만에서 관찰되다가 50대(16.9%) 이후부터 증가폭이 커지며 60대에서 24.1%, 70대 이상에서 31.8%로 점차 증가했다.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인 암 발견율도 20대에서는 약 0.3%였으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점차 증가해 70대 이상에서는 1.22%까지 높아졌다.

특히 이번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KMI에서 검진을 받은 직장근로자들의 주요 만성질환 유병률이 전 국민을 모집단으로 한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KMI 검진데이터의 고혈압과 대사증후군 유병률, 암 발견율이 국가 통계자료에 비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당뇨와 고지혈증도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고혈압 유병률을 보면, 40대에서 KMI 데이터는 남자와 여자가 각각 23.2%(3만4068명), 8.9%(9185)명으로 분석된 반면, 국가 통계자료는 남녀 각각 25.7%와 13.4%로 집계됐다.

50대에서는 KMI 데이터가 남성에서 34.2%(3만6411명)이고 여성이 20.8%(1만5992명)인 반면, 국가 통계자료는 남녀 각각 35.8%, 26.5%로 나타났다.

60대의 고혈압 유병률의 경우 KMI 데이터와 국가 통계자료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60대에서 KMI 데이터가 남녀 각각 45.5%(1만9120명)와 36.68%(1만4218명)인 데 반해 국가 통계자료는 각각 50.6%, 42.5%를 보였다.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 비율 역시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40~64세 중년에서는 남녀 각각 40.6%(11만3348명)과 15.3%(3만895명), 65세 이상에서는 남녀 각각 51.4%(1만4077명)과 50.1%(1만2946명)에서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이 관찰됐다.

복합 만성질환자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과 ’적은 운동량(주당 운동시간 150분 미만)‘이 의미 있는 인자로 확인됐다.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수검자들은 만성질환이 하나도 없거나 하나만 가진 수검자에 비해 비만 비율이 컸고, 주당 운동시간이 150분 미만인 비율이 높았다. 주당 운동시간 150분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심장학회 등이 건강증진을 위해 권장하는 기준 시간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의 대상자는 정기 근로를 하는 직장인으로 일반적인 동일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의 건강 상태를 지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는 꾸준히 정기검진에 참여해 질병의 예방과 조기 발견에 적극적이었던 점이 효과를 나타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건강근로자효과’(건강한 근로자들이 건강검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건강하지 않은 근로자들은 피하는 경향)의 영향으로 질환의 유병률이 과소 추정됐을 수 있다”면서 “추적관찰을 통한 주기적 검진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KMI의 검진데이터는 전국 8개 지역에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빅데이터가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통해 수집‧관리‧분석이 이뤄져 데이터 품질이 우수하다”며 “건강한 인구집단의 건강 관리와 질병 진단 등과 관련된 요인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빅데이터 구축을 강화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