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피벗’에도 대출금리 인하 어려운 이유는

한은 ‘피벗’에도 대출금리 인하 어려운 이유는

연 3.50→3.25%
가계부채 고삐 재차 조이는 당국

기사승인 2024-10-11 11:11:35
시중은행 창구.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당국과 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때문에 당장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p(포인트) 낮췄다. 2021년 8월 0.25%p 인상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를 끝내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전격 단행한 것이다.

한은은 그동안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에도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을 이유로 이를 망설여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는 기준금리가 내리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 역시 줄어들면서 결국 대출금리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금융채 5년물을, 변동금리는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으로 주로 산출된다. 금융채 5년물과 코픽스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돼 이미 내림세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상향하거나, 감면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해왔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 7~8월 20여 차례에 걸쳐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렸다.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66~6.06%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보다 금리 하단이 0.72%p나 올랐다.

금융당국에서는 필요하면 추가 대출 규제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 단행 이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가계대출과 관련해 “9월부터 시행된 정책효과 등이 가시화되면서 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발언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남은 3개월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내년에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주 차원에서 책임감을 갖고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수립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금리보다 정부의 대출 규제, 즉 개별 차주에게 필요한 만큼의 대출이 나오느냐가 더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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