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TL’의 반전…여전한 ‘걸림돌’도

천덕꾸러기 ‘TL’의 반전…여전한 ‘걸림돌’도

해외에서 일주일 만에 300만 이용자 TL 계정 생성
국내에서 무리한 과금 유도한다는 지적 일부 개선
게임업계 “BM 등에 운영의 묘 발휘해야 할 시점”

기사승인 2024-10-12 06:00:06
엔씨소프트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 TL)’ 글로벌 출시 일주일 만에 3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계정을 만들었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엔씨)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TL)’가 글로벌 출시 후 흥행 조짐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의 평가와 달리 긍정적인 분위기다. 다만 ‘페이투윈(Pay to Win·P2W)’ 요소가 글로벌에서도 걸림돌이 될 수 있으리란 평가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주일 만에 세계 3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TL 계정을 만들었다.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33만63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11일 오후 2시에도 게임 플랫폼 스팀 통계 사이트 스팀DB에 따르면 24시간 내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24만7757명으로, 접속자 수가 많은 게임 6위에 오른 상태다.

해외 매체에서도 긍정적인 평이 나온다. 영국 IT 전문 매체 테크레이더(Techrader)는 “다른 MMORPG들도 해봤지만, 지금까지 접한 게임 중 가장 아름다운 게임 중 하나”라며 “그래픽적으로 규모와 깊이감 측면에서 게임을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이끌어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탈 것 시스템은 다양한 모드로 변신이 가능해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를 더해준다”고 강조했다.

TL 흥행에 일각에서는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개발에 들인 비용과 시간에 비해 한국에서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과 5월 두 차례 서버를 통합하는 등 이용자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TL은 개발 기간 10년에 개발비도 1000억원 이상 투입된 대작이라 흥행 여부에 엔씨가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도 잇따랐던 작품이다.

국내에서 TL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요인으로 엔씨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무리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이유에서다. TL은 아미토이와 변신체를 확률형 아이템이 아닌 확정형 상품으로 구성하는 등 과금 부담을 낮췄지만 그럼에도 국내 이용자 반감이 강한 상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3월20일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글로벌 출시 전 이런 부분을 개선해 내놓았다. TL은 지난 8월21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며 비즈니스 모델(BM)에 변화를 줬다. ‘배틀 패스 프리미엄’과 ‘프리미엄 성장 일지’ 구매 수단을 게임 내 무료 재화인 루센트로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의견이 분분한 지점도 있다. 루센트를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인게임 활동이나 경매장에서 아이템을 팔아도 루센트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무과금 이용자로서는 재화를 얻는 데 한계가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경매장에서는 제한된 아이템만 거래할 수 있어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부 이용자에게는 P2W 요소로 여겨질 수 있는 셈이다. 메타크리틱에 평을 남긴 이용자도 “게임 진행이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PvP)에 많이 의존한다”며 “상대방에 이겨야 하는데, 그러려면 최상급 장비를 얻기 위해 돈을 쓰는 게 사치가 아니라 필수처럼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록할만한 성과는 맞지만,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서 MMORPG는 비주류다보니 지금 수치들을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게임 장르나 회사에 대한 고정관념이 적어 가능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구권 이용자는 확률형 아이템이나 우연적 요소, BM 등에 민감하다”며 “지금 불만을 표하는 부분도 그런 지점이다. 현재 이용자 유입이 많기 때문에 운용의 묘를 발휘하면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거 같다”고 내다봤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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