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분기 실적…PF 이슈에 양극화 현상 지속

증권사 3분기 실적…PF 이슈에 양극화 현상 지속

기사승인 2024-10-11 19:05:34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고음이 연일 울리고 있어 암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전망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3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추정치는 지난 7월 1조1735억원이었으나 3개월 만에 1300억원이 넘게 늘어났다.

KB증권은 이들 5대 증권사의 3분기 연결 기준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이 1조290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를 1.2%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를 통해 3분기 거래대금 감소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며 “또한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을 통해 트레이딩 상품 손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지난 6월 부동산 PF 1차 사업성 평가 이후 저축은행·상호, 캐피탈 중심으로 경공매 및 추가 충당금 적립이 진행되고 있으나, 대형 증권사는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투자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와 삼성증권을 주목하는 상태다. NH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이 올 3분기 각각 지배순이익 2425억원, 2198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봤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가장 높은 수준의 경상이익을 기록 중으로 계열사 저축은행, 캐피탈 우려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며 “삼성증권은 올해 수익원 전반으로 빠른 실적 성장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브랜드 파워에 기반한 폭넓은 고액자산가 기반 등 핵심 고객 중심으로 리테일 부문의 뚜렷한 장점을 보유했다. 이를 통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및 자산관리(WM) 중심으로 안정적인 이익이 예상된다”면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신규 부동산 PF 딜이 재가동되는 등 IB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나타남에 따라 최근 금리 하락과 맞물려 빠르게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증권사 중심의 성장 흐름은 가속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강 연구원은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은 자본규모에 따라 신청 자격이 주어지고, 부동산 PF 규제 역시 자본에 대한 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또한 기업금융(IB)을 통한 상품 공급 및 대형사 중심 해외주식 서비스 등은 고객 선택을 집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중소형사들의 전망은 암울한 상태다. 신용평가사에서는 증권사 간 수익 양극화 심화를 지적하면서 중소형사의 신용 강등 우려 의견까지 내비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26일 보고서를 통해 중소형 증권사를 비롯해 BNK, iM, IBK, 한화, 현대차증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재성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중소형사는 열위한 자본여력으로 인해 부동산 금융 내 틈새시장 공략과 공격적인 수익 추구를 위해 위험이 높은 중후순위,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매입확약을 늘렸다”며 “부동산금융 의존적인 사업구조를 보유한 비종투사를 중심으로 부정적 충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효섭 한기평 수석연구원도 “내년 이후 본 PF 만기 도래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대형사 및 중소형사의 경우 비주거 PF, 오피스텔, 지방 주거 PF 비중과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시나리오별 PF 손실 영향이 큰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형증권사와 중소형증권사 간 PF 리스크 대응력의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일반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가 크고, 유동성 대응력과 자본 완충력이 열위에 있어 PF 리스크 현실화 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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