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제외되면서 주가 하락세를 보였던 은행주들이 외국인 매수세를 중심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주환원율에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하면서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에 따른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분석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직전 거래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은행권 종목들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8.19% 상승한 927.90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RX 증권(4.51%), KRX 보험(5.98%) 등 다른 금융권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들을 크게 상회한 오름세를 선보였다.
지수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은행주들이 급격한 주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대장주인 KB금융은 지난 14일 전 거래일 대비 6.46% 급등한 9만7200원에 마감하면서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당시 장중 9만8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KB금융 주가는 17.58% 치솟았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도 각각 8.23%, 7.17%, 3.39% 올랐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편입에 실패했지만, 오히려 더욱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KB금융 중심으로 하나금융지주 등이 강세를 보였다”며 “전반적으로 발표 이후 편입종목들이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발길을 돌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높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393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은행주(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신한지주)에 대해서는 3774억2123만원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면 외국인들은 KB금융을 2057억2780만원 순매수했다. 이어 우리금융(801억5102만원), 신한지주(587억4718만원), 하나금융(327억9523만원) 순으로 순매수세를 보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순매도를 단행한 것과 비교하면 외국인이 주가를 부양한 셈이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투자심리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날 기준 4조7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조4422억원) 대비 7.77% 늘어난 수치다. 회사별로는 KB금융이 순이익 1조5020억원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지주는 1조3665억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1조256억원, 8933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주에 대해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다는 점에 기반해 주주환원율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향후 주주환원율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고, 의미 있는 폭으로 확대될지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총주주환원율을 45~5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명시적 환원율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KB금융은 주주환원율이 단기간에 50%를 크게 상회할 수 있는 상단이 열려있는 방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검토에 따라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주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제1의 수혜주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올해 금융주는 1~2월, 4~5월, 7~8월에 강세를 보였던 계절적 특징이 확인됐다. 강세 배경이 10~11월에도 다시 한번 주목받길 기대해 볼만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