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음악 인생…조용필 “마지막일지라도 계속 노래하겠다”

56년 음악 인생…조용필 “마지막일지라도 계속 노래하겠다”

기사승인 2024-10-22 17:33:15
조용필 정규 20집 앨범 '20' 발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0.22 ryousanta@yna.co.kr/2024-10-22 16:25:21/

노래 인생으로만 지천명을 훌쩍 넘긴 ‘가왕’ 조용필이 스무 번째 정규앨범으로 돌아온다. 과감한 장르 변화는 물론 진한 위로를 담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또다시 확장한다.

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가수 조용필의 정규 20집 발매 기념 간담회가 열렸다.

조용필이 취재진 앞에 선 건 2018년 데뷔 50주년 기자간담회 이후 6년 만이다. 정규앨범은 2013년에 발매한 19집 이후 11년 만이다. “떨리고 영광”이라고 운을 뗀 조용필은 “나이 70 넘어 신곡을 발표하려니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앨범으론 이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곡을 또 만든다면 발표할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현장에서는 뮤직비디오 시사와 곡 작업 비화 등이 이어졌다. 영화 ‘괴물’, ‘부산행’,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 사회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문화 콘텐츠를 담아낸 뮤직비디오는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배우 박근형과 이솜, 변요한, 전미도 등이 출연해 깊이를 더했다. 연출은 돌고래유괴단 이주형 감독이 맡았다. 따끈한 위로를 전하는 가사와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전개가 감동을 준다. 이 외에도 ‘그래도 돼’, ‘타이밍’, ‘왜’ 등 수록곡을 직접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22일 서울 한남동에서 정규 20집 기념 간담회를 연 가수 조용필. 연합뉴스
22일 서울 한남동에서 정규 20집 기념 간담회를 연 가수 조용필. 연합뉴스

인상적인 건 타이틀곡 ‘그래도 돼’다. 조용필은 올봄 스포츠 경기를 보다 우승자만 조명하고 화면 밖 외면 받은 패자에 눈길이 갔다고 한다. 패자의 마음을 생각하며 쓴 노래가 ‘그래도 돼’다. “‘속상하고 실망도 했겠지만 다음엔 이길 거야, 지금은 그래도 돼, 한 번만 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면서 “에둘러 이야기하는 게 아닌 직선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노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흐름을 이어가는 작업 방식은 이번 앨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짜깁기로 구절을 이어 붙이는 게 아닌 한 절 단위로 부르다 보니 녹음에도 여러 시간이 소요됐단다. 

조용필은 “노래를 만족스럽게 내놓은 적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지금도 내 노래를 들을 때면 한심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주위에서 괜찮다 해도 속으론 화가 난다”고 할 정도다. 이런 완벽주의가 지금의 조용필을 만들었다. 조용필은 “가수로서 노래와 음악을 좋아해야 하는 건 물론 장르도 다양하게 들으며 계속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도 창법이나 음성 내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 자체가 재밌는 게 내 음악의 동기”라고 강조했다. “노래는 부르는 순간 대중의 것”이라고 이야기하던 조용필은 “음악은 표현 수단이니 지금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음악사에서 혁신을 일으킨 조용필은 현재도 성장을 갈구하고 있다. 과거 직접 세운상가에서 구매한 전자드럼을 개조해 만든 ‘뿅뿅’ 소리는 ‘단발머리’에 실리며 큰 파급효과를 냈다. 신보에도 ‘왜’, ‘라’, ‘필링 오브 유’, ‘타이밍’ 등 새로운 시도가 잔뜩 담겼다. 미국 엔지니어와 16~18회가량 의견을 교류하며 세심하게 만든 결과물이다. 조용필은 “어떤 음악이든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많아 늘 도전해 왔다”면서 “난 음악밖에 모른다. 앞으로도 좀 더 노래할 수 있는 목소리이고 싶은 게 내 바람”이라고 했다. 56년 음악 인생, 가수 조용필은 지금도 늘 ‘다음 도전’을 꿈꾼다.

“다음이 어떤 곡일진 모르겠으나 아마 앨범으로선 이것이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하고 싶습니다.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 그만두겠습니다. 그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22일 서울 한남동에서 정규 20집 기념 간담회를 연 가수 조용필. 연합뉴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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