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로 알려진 제네시스를 시승하며 든 감정을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한다면 망설임 없이 ‘정숙함’을 고르겠다. 지난달 출시된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상징적인 차종인 ‘G80 전동화 모델’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을 서울에서부터 파주까지 왕복 약 97km를 주행했다.
‘G80 전동화 모델’의 실내 공간은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자에게도 매력적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위치한 1열에는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가 모두 터치식으로 이뤄져 있어 시선을 끈다.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최대 3분할 화면 선택이 가능해 개인의 취향에 맞게 내비게이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평소 멀미가 심해 주행 중 휴대전화를 못 보는 지인에게 2열에서 OTT 시청을 권유했다. 화면이 빠르게 바뀌는 음악 프로그램을 30분 동안 시청한 지인은 “정숙한 주행 환경 덕분에 멀미가 안 난다”는 담백한 후기를 들려줬다. 이는 휠베이스가 늘어난 만큼 2열 공간도 증가해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에서 미디어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동화 모델은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휠베이스를 130㎜ 넓혀 뒷좌석 공간 확보에 주력했다는 것이 체감됐다. 또한 오랜 시간 차를 타도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을 탑재해 장시간 운전을 해도 허리가 뻐근하지 않았다.
고급 세단에 걸맞게 큰 흔들림 없이 정숙하고, 우아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더 원초적인 단어로 표현하자면 ‘부드럽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다소 무겁게 느껴진 핸들은 산길을 올라가고 내려갈 때 높은 안정감을 줬다. 회전량이 많은 길에서 스티어링 휠 조작이 가볍게 느껴지면 초보 운전자에게 긴장감을 주는데, 무거운 무게감으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또 고르지 않은 도로나 방지턱을 지날 때 잔진동이 느껴지지 않아 긴 시간 주행했음에도 피로감이 덜했다. 충격 흡수를 잘하는 차량은 운전자뿐만 아니라 함께 탑승한 동승자들에게도 편안함을 선사했다.
운전자의 성향에 맞게 회생제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부분도 차별점이다.
현대차는 스티어링 휠 뒷부분에 위치한 버튼으로 운전자 성향에 맞게 아이페달 기능을 단계별로 조절하도록 했다. 아이페달 단계를 0단계로 위치해놓고 주행한 결과 전기차의 꿀렁거림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넉넉한 주행가능거리도 운전 중 충전에 대한 걱정을 덜어줬다.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부분 변경 모델’은 4세대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475㎞로 높였다. 기존 대비 48㎞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97km를 주행했을 때 배터리가 약 13%가량 소모된 것을 생각하면, 주행가능거리가 48㎞가 늘어난 것은 큰 장점이다.
‘G80 전동화 부분 변경 모델’은 준대형 세단임에도 체구가 작은 여성 운전자에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G80 전동화 부분 변경 모델’은 기본사양이 8400만원을 넘고 풀옵션 기준 1억800만원을 호가한다.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7000만원 이상인 차량에는 적용되지 않아 구매 시 온전히 가격 전체를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