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회담 개최에 뜻을 모았지만, 의제 선정을 두고 이견을 보여 만남이 지연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연일 한 대표를 향해 조속한 회담 개최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에게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말씀드린다. 제가 전에 행사장에서도 ‘저번 주 안으로 만나서 이야기하자. 가능하면 그렇게 하자’고 말했는데 비서실장들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없다”며 “(당내 갈등에 따라) 한 대표 입장이 난처하겠지만 여야 대표들이 만나 민생 논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앞둔 시점에 여야 당대표 2차 회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윤-한 회담 후에는 당내 갈등에 직면하면서 아직 여야 대표회담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 해법 등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고, 이후에는 당내 친윤 세력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여권 내부에서 특별감찰관 도입 문제를 두고 갈등이 빚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도입 문제를 두고 향후 의원총회를 거쳐 입장을 정한 뒤에야 여야 대표 회담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이 양당 대표 회담 의제 테이블에 ‘김건희 특검법’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여권 내부에서 입장이 먼저 정리돼야 회담장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차 당대표 회담을 통해 김 여사 특검법 협조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특검법 표결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 대표는 여야 대표 첫 회동에서 채상병 특검법의 제3자 추천 방식에 대해 양보할 수 있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이번 회동에서도 이 대표가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대표는 2차 회담에서 다룰 주요 의제를 제시하며 의제 선점에 나섰다. 한 대표는 이날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북한군 러시아 파병 입장표명 △이재명 대표 방탄 행위 중단 등 민주당을 향해 3대 요구를 제시했다. 또 한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대해서도 민주당 참여를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금투세와 관련해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상법 개정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한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을 하더라도 국민의힘 내부를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원외인 한 대표가 권한이 없는데 회동에서 무엇을 약속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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