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뒤흔든 尹대통령 녹취록…여야, 김건희 출석 놓고도 격돌

국감장 뒤흔든 尹대통령 녹취록…여야, 김건희 출석 놓고도 격돌

국회 운영위,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尹·明 녹취’ 공개 바로 다음 날
야권, 통화 녹음 집중 추궁하며 ‘공천 개입’ 의혹 공세
대통령실 “尹 공천개입 없어” 일축…與 “민주당식 공작”
증인 불출석한 김건희 여사 동행명령장 발부되기도

기사승인 2024-11-02 06:00:07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오른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성준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회의 진행과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일 대통령실 대상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거세게 충돌했다. 전날(10월 31일)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 김건희 여사의 국감 증인 출석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쟁점이 된 명태균 녹취 속 대화 내용은 법 위반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만을 반복했따.

운영위, 야당 주도로 ‘불출석’ 김건희 동행명령장 발부…여당은 반발

국회 운영위는 이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실 관계자 7명이 불출석하자 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김 여사에 대한 국회의 동행명령장 발부는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이뤄진 바 있다. 당시 법사위는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를 불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질의하려고 했으나 응하지 않았따.

이날 동행명령장 발부 후 민주당 의원들은 용산 대통령실을 직접 찾아 김 여사 등 불출석 증인들에게 동행명령장을 전달했다. 다만 이들의 출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김 여사를 단독 증인 채택했다면서 적극 반발했다.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우리가 30명 증인을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단 한 명도 채택하지 않았다. 이런 불공정이 어디에 있냐”고 지적했다. 

반면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권 3년 차에 국정 전반에 대한 것들을 바라보는 국정감사의 장”이라며 “주가조작, 공천개입, 국정농단에 대해 그 증인들을 불러서 국감에서 확실하게 밝혀 달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반박했다. 

與 “녹취록은 민주당식 정치공작” vs 野 “명백한 공천 개입”

이날 운영위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는 전날 공개된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였다. 해당 녹취 내용이 공천개입에 해당하느냐를 두고 여야는 한 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은 채 공방을 이어갔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박찬대 운영위 위원장을 향해 “어제 대통령 육성이 포함된 녹취를 틀었는데 앞뒤 다 잘라서 맥락도 없는 것을 틀었다”며 “전형적인 민주당식 폭로이자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누가 봐도 명백한 공천 개입이고 또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윤 대통령의 생생한 육성을 전 국민이 들었다”며 “거짓말로 불법을 덮을 수 없고, 또 불법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면서 국감장은 한때 소란스러워졌다. 이런 가운데 박 위원장은 “질문은 대통령실에 하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대통령실 “尹대통령과 명씨 통화, 취임 인사 차 덕담 정도”

대통령실은 이날 최대 쟁점인 윤 대통령의 녹취파일에 대해 불법행위가 없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배경에 대해 ‘취임 축하인사에 대한 덕담’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과도한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 취임 전후에 공천 개입, 선거 개입과 같은 불법행위가 없다고 말씀드린다. 당으로부터 관련 건의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개입 관련 어떤 지시도 내린 바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대통령이 명씨의 조언을 초반에는 들었으나 이후 관계를 끊었다. 다만 김 여사는 이를 매몰차게 끊지 못했다”며 “취임식 전날 수많은 축하 전화 중 하나였고 덕담 정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이날 국감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천 의원이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등을 언급하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빠져나가니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이 19%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맞받아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정 실장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박 위원장은 정 실장을 향해 “국회를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정 실장은 “지나친 발언으로 느꼈다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천 의원이 언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29~31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취임 후 최저치인 19%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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