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이후 최저인 10%대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보수층 이탈 등 권력 누수가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여당 등 정치권에서는 우려와 함께 대통령 비서실과 내각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p 떨어진 19%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72%로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여당(국민의힘) 지지율이 전주보다 2%p 상승한 32%인 것을 고려하면 국민들이 당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괴리된 모습을 보인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김건희 여사 문제(17%)와 물가 등 민생 경제에 대한 대처(14%)가 잘못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앞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5주 연속 20%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 리얼미터는 “TK, PK뿐만 아니라 고령층과 이념 보수층에서조차 지지를 거둬들이며 당정분리 평가 경향이 점차 선명해지는 상황”이라며 “여사 리스크, 의료 대란 등을 놓고 법리·절차적 정당성을 되풀이하는 정부의 메시지가 지지 심리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명태균씨 관련 보도부터 시작해서 계속 살라미식(협상 카드를 여러 개로 나누어 하나씩 던짐) 활용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둑이 무너지기 직전 느낌”이라며 민심 이반의 심각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는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SNS를 통해 “윤통이 무너지면 우리에게는 차기 대선은 없다. 더구나 윤통과 한뿌리인 한동훈이 동반자진((同伴自盡·함께 죽자)을 시도하는 철부지 행각을 보면 더더욱 울화가 치민다”라며 “어떻게 쟁취한 정권인데 또다시 몰락의 길을 가고 있느냐. 중국 제왕학에 제왕은 면후심흑(面厚心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면후심흑은 ‘얼굴은 두텁고, 마음은 검다’라는 뜻으로 ‘대의명분을 내세워 무서운 얼굴로 상대를 몰아세운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어 홍 시장은 “폐일언하고 당은 방기하시고 대통령 비서실부터 쇄신 하시고 내각도 전면 쇄신해 새롭게 국민 앞에 나서라”면서 “국정기조가 무너지고 있다. 더 늦으면 국정 추동력을 회복하기가 어려워 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이 주축이 된 정무라인을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실 정무 라인이 문제다.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다. 아마추어가 있다. 시키는 것만 하고 직접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김여사 사안을 정리 못하면 모든 이슈가 빨려 들어간다”며 “혁신이 망가지면 당의 미래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안 하려면 특별감찰관이라도 필요하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며 “지지율 20%대는 4대 개혁도 불가능한 수치다. 검찰에서 정치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