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에 달렸다” 국내 증시 미래 ‘불투명’ [2024 미국 대선]

“美 대선에 달렸다” 국내 증시 미래 ‘불투명’ [2024 미국 대선]

현지시간 기준 5일 미국 대통령 선출 현장투표 시작
트럼프 VS 해리스 후보 ‘박빙’
美 증시 상승 전망인데…韓 증시는 ‘불확실성’ 만연

기사승인 2024-11-05 06:00:07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가 곧 시작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간 초박빙 접전으로 증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통상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급락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현장투표가 미 동부시간 기준 5일 오전 0시(한국시간 기준 5일 오후 2시)에 시작한다. 다만 주별로 선거 절차와 다른 점과 방대한 영토에 따른 시차로 투표 마감 시간은 각기 다르게 진행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심은 미국 대선 결과에 쏠려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패권국의 경제 정책 등 변화로 주가지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진행된 여론조사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엎취락뒤치락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미국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54%로 해리스 부통령(45%)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7대 경합주 투표의향 유권자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조지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까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선거인단 19명이 배정된 펜실베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왔다”며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 베팅 사이트 승리 확률이 해리스 부통령에 유리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도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대선 이후 증시 흐름에 대한 예상은 엇갈린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가 249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장기채 금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점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채 금리 상승은 미국 신정부 정책 불확실성과 연준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수익화 우려, 고금리 지속, 미국 신정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주가지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80년 이후 지난해까지 미 대선이 있던 11월(총 11회)의 평균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3.4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4년간 평균 상승률인 2.78%를 상회하는 수치다. 대선 결과가 발표된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코스피 지수 급반등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미국 대선이 끝난 후 당선자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반영될 수 있어 11월부터 과매도권이 둔화될 수 있다”며 “다만 한국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다른 나라 대비 변동성이 크고, 내년 둔화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 지수가 급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는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미 대선뿐 아니라 11월 FOMC, 중국 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등 여러 이벤트가 산재했다는 점에서 추가 변동성 확대 흐름도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대선 이후 미국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기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그동안 이어졌던 S&P 500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미국에 대해 낙관하는 근거는 여전히 미국 경기 모멘텀이 우위에 있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라며 “반도체과학법(CHIPS) 등으로 미국 내 설비 투자가 높아졌는데 대선 이후 트럼프가 당선되든, 해리스가 당선되든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 후보 당선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중점을 뒀던 바이든 행정부 2기로 평가받는 해리스 부통령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론을 펼치면서 정반대의 성향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해리스 부통령의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은 반도체와 전기차, 2차전지, 태양광, 풍력 등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내연기관차, 석유, 원자재, 헬스케어, 금융, 제조업, 인프라 등의 종목이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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