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자격정지를 축구협회 공정위원회에 권고했다.
문체부는 5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특정 감사 결과 최종 브리핑을 진행했다.
최현준 감사관은 “지난 7월29일부터 감사반을 꾸려 특정 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특정 감사에서는 홍명보·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업무 처리, 축구종합센터 건립, 2023년 축구인 사면 및 철회, 비상근 임원 자문료 지급, 기타 관리 사항을 조사했다. 정몽규 회장 등 협회 주요 관계자를 대면·서면 조사했고, 부적절한 행정 처리와 불합리한 업무 관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 27건의 위법 부당한 사항이 확인됐다. 문책, 시정, 주의 요구를 하거나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개선 통보했다. 처분 내용 세부 내역으로, 정몽규 회장 포함 16명 임원 문책 요구, 시정 2건, 주의·경고 9건, 제도 개선 2건, 통보 7건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 감사관은 “지난 10월2일 중간 브리핑에서 밝힌 바 같이, 홍명보·클린스만 감독 선임 절차에서 이사회 승인 과정이 누락됐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 전력강화위원회가 무력됐다. 권한이 없는 회장이 면접을 진행했다”며 “홍 감독 선임 때, 권한이 없는 기솔총괄이사(이임생)가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을 시행했다. 이사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됐다. 이후 문제가 제기되자 허위 반박 자료를 배포해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 상근 부회장, 기술총괄이사 3명에 자격정지 중징계를 요구했다. 더불어 홍 감독 선임은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만큼, 축구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자를 다시 추천해 이사회에서 재선임하는 방안 등 절차적 하자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축구협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연령별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추천 방법이 보였다고 했다. 최 감사관은 “이사회 절차도 누락됐다. 43명의 국가대표팀 지도자 중 42명이 이사회 선임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피지컬 코치 4명이 학위나 경력 등을 이유로 필수 자격증이 없었는데도 뽑혔다”며 “공정성이 확보된 규정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정관에는 대규모 차입을 할 경우, 주무부처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돼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정관을 위반해 615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최 감사관은 “축구협회는 축구종합센터 건립 당시, 국고 보조금을 허위로 신청해 선금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 문체부와 협의해 사무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사무 공간을 만들었다. 거짓으로 신청해 부당하게 받은 금액을 교부 결정 취소 및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3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규정을 위반해 승부조작, 금픔수수 등을 했던 축구인 100명을 사면한 바 있다. 최 감사관은 “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맞게 규정을 바꿔야 한다. 상위 규정에서 삭제됐음에도, 회장이 자체적으로 사면을 행사했다. 회장이 사퇴하지 않고 일부 임원만이 사퇴했다”고 꼬집었다.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임원 44명 중 34명과 자문 계약을 체결해, 사실상 급여처럼 28억원의 자문료를 지급했다. 최 감사관은 “무보수가 원칙인 비상근 임원에게 고정 보수를 지급했다. 자문료 한도를 초과하거나, 계약 기간이 종료된 뒤에도 지급하기도 했다”며 “무보수 원칙과 연간 한도액을 준수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했다. 부적절한 자문료에 대해서는 환수 방안을 만들도록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이외에도 기관 운영 미숙, 불투명한 자격증 운영 및 발급 업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감사관은 “현대산업개발 직원의 자문 계약 직원 및 파견은 별도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최 감사관은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문체부가 처분 요구를 한다면 축구협회는 처분 요구 별로 기한 내에 조치해야 한다. 문책의 경우 1개월 안에 징계해야 하고, 제도 개선 및 시정은 2개월 내 보고해야 한다”며 “축구협회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 지원 제한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이번 감사를 통해 축구협회 행정 곳곳에서 규정과 절차가 위반됐음을 확인했다. 축구협회가 불합리한 관습을 개정해 공정성을 확보했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