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이 곧 검사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의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가 다음주 당초 예정한 검사 기간인 6주째에 접어든다. 현재는 검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고 확인하는 단계가 진행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음주 초 진척 사항을 점검한 뒤 검사 기간을 연장할지, 검사 인력을 몇 명이나 남길 지 이런 부분을 판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9일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 정기검사와 관련, 내부통제를 면밀히 점검하라는 발언을 내놨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을 지목해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확장 중심의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지목한 잠재리스크는 조직문화의 기저를 이루는 파벌주의 용인, 금융사고에 대한 안일한 인식,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경영체계 지속 등으로 건전성 및 내부통제 약화를 초래할 위험을 말한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 원장은 재차 “운영리스크와 건전성 문제 등이 그룹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 원장 발언에 우리금융 검사가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원장이 같은날 임원회의에서 평판리스크 문제를 언급한 KB금융의 경우, 정기검사 기한이 최근 연장됐다.
금감원은 지난 8월 말 돌입한 KB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지난달 중순 끝낼 예정이었지만 추가 점검 사항이 남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2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KB부코핀은행 부실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이 원장은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검사를 통해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확대 해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외형확장은 자본적정성, 파벌주의는 내부통제와 관련한 사항이고 모두 정기검사에 포함된 기본 항목”이라며 “(이 원장 지시는) 특별히 뭘 더 하라는 것보다는, 꼼꼼하게 잘 살펴봐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7일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에 착수했다. 검사 인력 40명이 투입됐다. 금감원 정기검사는 금융사 특성, 규모, 시장 영향력 등을 감안해 2~5년 주기로 실시된다. 지주계열 시중은행은 보통 2~3년 주기다.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는 내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년 앞당겨 졌다. 금감원은 우리금융 계열사에서 발생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을 집중 점검 중이다. 우리금융이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적정성도 살펴보고 있다. 만약 우리금융이 이번 정기검사에서 경영실태평가 3등급으로 떨어지면 보험사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앞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일 국감장에 출석해 “친인척 부당대출 등으로 우리금융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