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보급되는 전자칠판이 시중가보다 비산 가격으로 구매해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일부 공급 업자는 중국산 제품을 국내산으로 속여 매매 계야글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황철규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열린 제327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학교 전자칠판 구매 과정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황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은 지금까지 약 1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학교 전자칠판을 구매했으나, 대부분의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져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면서 “2024년 기준 199억 원 규모의 전자칠판 계약 중 A업체(57억 원)와 B업체(51억 원) 2개 업체가 전체 계약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전자칠판 가격이 시중가보다 크게 높다. 수의계약 1위 업체의 86인치 전자칠판의 경우 시중가는 390만원~450만원 수준이나, 동일한 업체의 학교 납품가는 평균 550만 원으로 대당 100~150만 원의 차액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황 의원은 중국산 저가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간단히 조립한 후 국산품으로 둔갑해 비싼 가격에 납품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주요 부품인 패널의 경우 삼성전자(베트남) 제품을 제외하고는 100% 중국산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21년 국정감사에서도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키는 OEM 방식에 대한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중국에서 저가에 수입한 제품을 OEM 방식으로 단순 조립 후 부풀려 파는 것은 심각한 예산 낭비”라며 “AS 기간이 2년에 불과한데 1년도 안 된 제품에서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 수리비용만 해도 수천만 원이 발생하는 등 제품 신뢰성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전자칠판 구매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