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커트 제일 잘하는 미용실 찾아줘’ 생성형 인공지능(AI) 검색에 질문하자 미용실 3곳을 추천한다. 커트를 잘하는 곳으로 손님들의 평가가 좋은 곳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른 미용실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저렴한 가격에 커트를 제공하는 곳을 추가로 추천했다. 플레이스 후기·블로그 리뷰 등을 하나하나 찾아볼 필요 없이 빠른 시간 안에 답을 구할 수 있어 편리했으나 의문도 생겼다. 이 추천 결과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검색이 달라지고 있다. 단어 검색 후 원하는 결괏값을 찾는 것에서 벗어나 대화형으로 질문하고 생성형 AI를 통해 빠르게 답을 구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다만 편리함 뒤에는 그림자도 있다. 생성형 AI를 통한 답변이 ‘광고’에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컨퍼런스 단24에서 모든 서비스에 ‘온 서비스 AI’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검색과 지도, 쇼핑 등에 AI 기술을 녹여내겠다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는 오는 2025년 상반기부터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AI 브리핑’을 도입한다. 현재 통합 검색 기능에 AI 및 개인화 추천 기능이 결합된 형태다. 기존 네이버 검색 결과와 함께 요약을 제공하고, 출처 문서를 연결해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상품 탐색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흑백요리사 식당 후기’를 검색할 경우, AI 브리핑은 흑백요리사 식당명과 후기를 답하는 것을 넘어 식당의 후기가 담긴 콘텐츠를 연결한다. ‘일본 오사카 여행’을 검색할 경우에도 오사카에 대한 기본 정보뿐 아니라 ‘12월에 아이와 갈 수 있는 오사카 명소’ 등을 개인화에 기반해 상세히 추천해 준다.
네이버는 현재도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를 운영하고 있다. 큐는 블로그와 카페, 웹뿐만 아니라 쇼핑과 로컬 등 다양한 서비스와도 연계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제주 애월의 오션뷰 예쁜 카페 찾아줘’라고 검색하면 ‘제주 애월 오션뷰 카페’, ‘제주도 애월 카페 추천’, ‘제주도 애월 카페 리뷰’ 등을 AI가 검색·분석한 후 답을 주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현재 네이버 생성형 AI 검색이 답변 시 블로그·카페 등을 검색·분석해 답변하는 것과 관련, 신뢰성에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블로그나 카페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광고·협찬 게시물의 내용이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다. 금전 등의 대가를 받고 작성한 후기는 솔직한 내용이 포함되지 못해 소비자의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 이같은 오염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답변이 적절한 추천이 될 수 있냐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생성형 AI 검색 결과 자체에 광고가 포함되는 경우다. 현재 포털 검색 결과 최상단에는 ‘파워링크’, ‘프리미엄링크’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해당 검색어에 대해 광고비를 지불한 업체의 링크다. 이는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다. 이같은 사업모델이 향후 생성형 AI 검색 결과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해외 기업들은 생성형 AI 검색 결과에서 광고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구글은 AI 요약 답변 서비스인 ‘AI 오버뷰’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광고 기능을 미국 내에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도 검색 결과에 조만간 광고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생성형 AI 검색 결과가 광고의 영향을 받을 경우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은 AI를 통해 좀 더 적합한 상품을 편리하게 추천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광고에 의한 추천이라면 정말로 적합한 추천인지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해당 제품 사용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도 고민해 볼 지점”이라고 이야기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도 “생성형 AI 검색에 광고가 붙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라며 “탐색 비용이 줄어들기에 편의성으로 인해 이를 원하는 소비자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광고는 소비자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플랫폼 자체가 상업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검색 답변에 광고가 적용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상반기 출시될 AI 브리핑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답변 영역에 광고를 넣을 계획은 없다”면서 “검색 의도와 콘텐츠에 따른 유용성 등에 대해 충분한 고민과 테스트를 거쳐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블로그와 카페 등을 기반으로 답변할 시 광고가 섞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신뢰도 높은 출처의 문서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고도화를 지속 진행하고 있다”며 “저품질의 광고·협찬 게시물 사례 판별을 위한 기술 고도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