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 결정을 유보했다. 이 회장의 이번 결정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로부터 직무정지 통보를 받은 지 이틀 만이다.
이 회장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자신의 거취를 두고 “구성원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3선 연임을 허가받은 모습과 다르다.
그는 “개인적으로 그만두고 삶을 정리할 계획을 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라며 “지방을 돌면서 체육인과 역대 회장들을 만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 11일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한 바 있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 10일 대한체육회 비위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이 회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주요 문제점으로 부정 채용과 금품 수수, 후원 물품 사적사용 등이 꼽혔다.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의 수사 의뢰에 반발했다. 그는 지난 2022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본인의 자녀 대학친구를 채용하도록 지시한 ‘부정 채용’ 의혹에 대해 “우리 아이와 연결성을 언급하는 데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마케팅 수익 물품 사적사용에 대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맺은 스폰서십에게 200억원의 현금을 받아야 했지만, 받지 못했다”며 “정산하니 조직위원회가 적자가 날 상황이라 체육회가 200억원을 받지 않고 조직위 재고품을 떨이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종합감사에 ‘지방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하고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직원과 ‘폭탄주 회식’을 했다는 지적에 “반주를 한잔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국정감사 기간 중 ‘폭탄주 회식’에 대해 “남원 일정 후 진천에서 한의학 관련 얘기를 한 뒤 올라오는 길에 반주를 한잔했다”며 “국정감사와 시간이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