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 “尹 대통령에 의대 증원 보고한 관계자 책임 물어야”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 “尹 대통령에 의대 증원 보고한 관계자 책임 물어야”

비대위 구성과 대정부 투쟁 방향 발표
“대통령이 진정한 협의 가능할 것이란 믿음 줘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의협 비대위 참여

기사승인 2024-11-18 11:00:26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향후 대정부 투쟁 방향 등을 발표했다. 사진=신대현 기자

박형욱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했지만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규모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며 2000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비대위는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향후 대정부 투쟁 방향 등을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협의도 하지 않고 의협과 19차례나 합의했다며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 달라”며 “누군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증원 규모에 대해 의협과 협의했다는 보고를 했고, 윤 대통령은 그들에게 속아 2024년 4월1일 대국민담화에서 사실과 다른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인력 추계는 어떤 가정을 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다르다. 정부의 누군가가 의사 공급 과잉이 초래될 것이라는 연구들은 쏙 빼버리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이라며 “의사들을 과학적 근거를 외면하는 불통 집단으로 전달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 달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관련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보건복지부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으로 거의 3개월 동안 전공의들이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수련기관이 월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상적 상황에서 근로를 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급여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복지부가 공적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의 이직을 막았다면 먹고살게는 해줬어야 한다”라며 “윤 대통령은 진정한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시길 청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료개혁특위)에 대한 무용론도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는 개선한다고 하지만 흉내만 낼 뿐이다. 의료개혁특위는 가칭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중과실 위주 기소를 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만일 의료사고심위에서 중과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검사가 기소하면 막을 방법이 있느냐. 앞으로 전공의들은 의료사고심위에 불려 다닌 후 다시 검사에게 불려 다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의대 정원 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복지부가 자신들의 책임은 외면하고 잘못된 진단과 잘못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내놓자 전공의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은 것”이라며 “정부는 의료 부문에 갖가지 시한폭탄을 장착해 놓았다. 윤 대통령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해주고 시한폭탄을 멈추게 해준다면 현 사태가 풀리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비대위는 각 직역별로 추천을 받아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비대위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각각 3명,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 2명, 그 외 의대 교수 단체 등에서 참여한다. 특히 그동안 임현택 전 회장 집행부와 갈등을 빚어온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의협 비대위에 참여했다. 박 위원장을 공개 지지하며 의협 비대위에 힘을 실어준 박단 비대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선출된 후 연락을 나누며 의료계 현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정부의 변화가 없다면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라며 “그것은 우리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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