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야권에선 비명(非이재명)계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주자들은 당분간 이 대표의 재판상황을 지켜보며 정치적 입지를 다질 적절한 타이밍을 엿보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부겸·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김두관 전 경남지사, 그리고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 등이 이 대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김 지사가 현직으로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그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협약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들과 만나 “지금은 플랜B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자신을 대안 주자로 거론하는 움직임에 선을 그었다. 다만 김 지사는 꾸준히 정치적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지사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자연스러운 만남이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과 같은 미래 비전까지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21대 국회에서 활동한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만든 연구단체 ‘초일회’의 활동도 주목된다. 초일회는 내달 1일 김부겸 전 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 관계 국제 정세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에는 김경수 전 지사 등 대안 주자들과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 초일회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권에 뜻이 있는 누구라도 만날 수 있는 열린 단체”라며 향후 폭넓은 활동을 예고했다. 초일회는 비명계 대안 후보들과의 연대를 통해 집단적인 스피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초일회 멤버이자 박용진 전 의원은 내년 초 정치포럼 ‘정치와 미래’를 본격적으로 출범하며 활동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두관 전 의원도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이날부터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4년으로 줄이는 ‘임기단축 개헌’을 주장하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때 “2026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당초 자신의 SNS와 방송라디오 등에서 지속적으로 목소리 내왔으며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향후 정치 현안과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비서실장 출신인 임종석 전 의원도 이 대표의 재판과 관련해 사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등 여론을 주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대안 주자들이 당분간 이 대표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지사가 상대적으로 활동폭이 넓지만, 당내 기반이 아직 약하고, 민주당이 이 대표 선고에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어 틈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명계 한 관계자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가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대안 주자들이 뚜렷한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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