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우리금융·은행 현 경영진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차기 우리은행장 논의에 들어간다. 특히 조병규 현 은행장 연임이 불투명해진 상황 속 롱리스트(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오늘 정기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안건을 상정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르면, 은행은 대표이사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하고 1개월 전에 후보 추천을 완료해야 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자추위를 열고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조병규 은행장 선임 당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외부에 롱리스트를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롱리스트 공개 없이 내부적으로 절차가 진행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초임인 조병규 은행장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 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또한 올해 들어 금융사고도 4건이나 발생하면서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기 행장으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부은행장들이 거론된다. 지주사와 비은행 계열사, 외부 인사도 포함 대상이다.
이중 한일은행 출신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병규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대외적으로는 한일과 상업간 계파가 사라졌다고 부인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파벌 갈등이 여전하다는 사실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시인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정진완, 박장근, 유도현 부행장 등이 하마평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박장근 부사장과 유도현 부행장은 상업은행, 정진완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1967년생인 박장근 부행장은 1992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리스크총괄부 부부장, 서부기업영업본부와 부편금융센터 기업지점장을 거쳐 2016년 12월부터 리스크총괄부 본부장을 맡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3월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그룹장 겸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에 낙점됐다.
유도현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1994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비서실장, 런던지점 지점장, 런던지점 본부장 등을 거친 뒤 2022년 2월 경영기획그룹 부행장보에 올랐다.
정진완 부행장은 기업금융 부문에서 쌓은 경험이 강점으로 주목받는다. 1968년생인 정 부행장은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했으며 이후 삼성동금융센터 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영부 본부장, 중소기업그룹 본부장을 거쳤다.
이외에도 주요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등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오늘 개최되는 이사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기에 그룹 차원에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 조 행장 연임 여부가 이날 결정될지 여부도 알 수 없다”며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차기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대표들의 윤곽은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