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부터 거동 못 할 때까지…보험사들 요양 경쟁 치열

60세부터 거동 못 할 때까지…보험사들 요양 경쟁 치열

기사승인 2024-11-27 13:00:05
하나금융그룹. 연합뉴스

보험사들의 요양산업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요양산업에 뛰어든 KB손해보험이 내세운 전략을 신한라이프와 하나생명이 빠르게 따라가는 모양새다.

27일 하나생명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요양 관련 자회사 설립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자회사를 중심으로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2025년 하반기에 주간보호센터를 짓고, 2026년 하반기에는 고급 요양시설을 서울에 설립할 계획이다.

주간보호센터는 낮 시간 동안 노인을 대상으로 인지 치료 등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요양시설은 노인이 거주하면서 생활 전반에 돌봄 서비스를 받는 시설이다. 두 시설의 공통점은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위한 시설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앞서 신한라이프케어도 경기도 성남시에 주간보호센터를 개소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 1월 출범한 신한라이프의 요양 관련 자회사다. 신한라이프는 오는 2028년까지 요양시설과 노인주거복지시설(노인복지주택)을 지을 예정이다. 노인복지주택은 장기요양보험 비대상 노인도 입소할 수 있는 거주시설이다.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은 장기요양보험을 기준으로 세 종류로 나눠진다. 장기요양보험 대상이 아닌 무등급, 3~5등급, 1~2등급이다. 일상생활이 가능해 장기요양보험 등급이 없다면 노인복지주택에 입소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일부 지장이 있어 3~5등급 판정을 받았다면 원래 거주지에 살며 주간보호센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만큼 거동이 불편해 1~2등급 판정을 받았다면 노인요양시설이 적절하다.

장기요양보험 무등급, 3~5등급, 1~2등급의 노인이 갈 수 있는 시설을 모두 갖추는 전략은 KB골든라이프가 먼저 시작했다. KB골든라이프는 무등급 60세 이상 노인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노인복지주택 평창 카운티에, 3~5등급 판정자는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에 있는 주야간보호센터 KB케어센터에, 1~2등급은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에 있는 노인요양시설 KB골든라이프케어 빌리지에서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에 시설을 두고 고급화하는 것도 KB골든라이프가 내세운 전략이다. 그동안 노인요양시설 대부분은 부지값을 감당하지 못해 수도권 외곽에 집중돼 있었다. 접근성이 좋은 위치를 선점한 전략 덕에 KB골든라이프케어 빌리지는 개소 이후 줄곧 입소 상담 대기가 수백 명에 달한다.

주간보호센터, 요양시설, 노인복지주택을 모두 설립할 계획을 밝힌 신한라이프케어에 이어 하나생명까지 요양시설의 서울 입지와 고급화를 강조하며 KB골든라이프의 전략을 집중적으로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여타 전업 보험사들까지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B골든라이프도 설립하고 흑자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라면서 “(다른 보험사 중) 그나마 여력 있는 곳이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B라이프는 지난해 53억여원의 적자를 냈다. 그 이전에도 매년 10억원 내외 적자를 보는 등 수익을 내지 못했다. 서울에 시설을 지으려고 토지를 확보한 영향이 크다. 재무제표를 보면 출범 첫해 토지의 취득원가는 76억원, 지난해 토지 취득원가는 436억원 이상이다.

현행법상 요양시설은 토지와 건물을 모두 법인 명의로 갖고 있어야 설립할 수 있어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이와 관련해 “수도권 등 요양시설 공급이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요양시설의 토지 및 건물 임차허용 등 소유 규제 완화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존 요양업계의 반발도 진출에 걸림돌이다.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등 기존 요양시설 운영자들은 금융자본의 요양업 진출로 문을 닫는 개인 요양시설이 속출하고, 고비용을 부담 못 하는 노인들이 입주할 시설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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