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니코틴 전자담배’ 규제, 연내 입법 가능할까 [데스크 창]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 규제, 연내 입법 가능할까 [데스크 창]

기사승인 2024-11-29 05:00:04

김성일 건강생활부장
최근 한국청소년재단과 가진 미팅에서 ‘합성 니코틴’이 화두로 올랐다. 재단 측은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중독을 막기 위해 담배사업법을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일반담배로 이어지는 관문인 액상형 담배에 대한 규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한 담배는 현행법상 담배가 아니기 때문에 규제 울타리 밖에서 취급이 자유로워 우려가 크다. 담배사업법은 연초 잎의 천연 니코틴을 넣은 제품을 담배로 규정하고 있다.

합성 니코틴 제품은 경고 문구나 사진을 강제하지 않는다.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다. 물론 중독성을 가진 만큼 청소년은 구입이 제한된다. 하지만 마음 먹으면 못 살 것도 없다. 온라인엔 대리구매 계정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오프라인에선 무인판매점이 늘고 있는데, 형식적 성인 인증만 거치면 손에 넣을 수 있다.

청소년의 일반담배 흡연율은 지난 2019년 6.7%에서 2023년 4.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액상형 전자담배를 찾는 청소년은 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교생 약 6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9%로 전년 1.9%에서 증가했다. 해당 조사가 ‘자기 답변’식으로 진행된 만큼 실제 사용률은 더 높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연구 용역에선 합성 니코틴 원액에 유해물질(발암성·생식독성 등)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해물질 69종의 잔류량을 분석한 결과 합성 니코틴에서 검출된 유해물질 총량이 천연 니코틴보다 더 많았다. 연구 보고서는 “합성 니코틴도 연초 니코틴과 동일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액상형 전자담배는 합성 니코틴의 유해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규제에서 제외됐는데 이제 그 근거가 확인된 셈이다. 청소년을 비롯한 비흡연자의 흡연 예방 측면에서 니코틴을 포함하도록 담배의 정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22대 국회에는 합성 니코틴을 규제하기 위한 10건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건강과 직결된 이들 개정안이 연내에 통과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입법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그룹은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한국에 출시했다. BAT가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은 합성 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를 담배에 준해 규제하고 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