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2차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소속 의원들에 대한 당내의 거센 압박 행사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의원총회에서는 ‘탄핵 찬성’이라는 단어조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격양된 분위기였다고 전해진다. 2차 탄핵안이 본회의를 통과된 직후에는 친한계와 비례대표 의원들을 향한 막말과 폭언도 있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A 의원은 16일 쿠키뉴스와 만나 당시 의원총회에서 벌어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2차 탄핵안 표결 전 의원총회에서 거수로 찬성과 반대를 확인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찬성 가능성이 높은 의원을 설득했다”며 “2차 탄핵안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내란 동조죄로 했지만, 그다음은 당 전체가 될 거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찬성 가능성이 높은 의원들을 대상으로 ‘기권’을 행사하라는 얘기를 했다”며 “당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분위기에 못 이겨 기권에 손을 드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표결 결과를 보면 (반대한다고 해놓고) 반대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통과된 윤 대통령 2차 탄핵안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통과됐다. 찬성은 여당에서 12표가 이탈했고, 기권과 무효를 합치면 23표에 육박한다.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더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소속 B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의원총회장에서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이 당시 나오기 시작했다. 찬성표를 던진 사람들에게 ‘너네들이 국회의원이냐’고 묻기도 했고, 한 재선 의원은 비례대표들 전부 (당에서) 나가버리라는 말까지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녀사냥식’ 표결 확인도 있었다. 한 명씩 일어나서 밝히라는 얘기를 했다”며 “그러자 장동혁 전 최고위원이 먼저 나서서 사퇴를 표명했고, 뒤이어 인요한·김민전 전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진종오 전 청년최고위원이 마지막으로 포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