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의 수명을 크게 늘일 차세대 광전자소자 양자점 합성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와 프랑스 툴루즈국립응용과학원 공동연구팀이 인듐 포스파이드(InP) 나노결정 노출면에 따른 표면 화학적 특성을 분자수준에서 규명, 광산화 반응에 매우 안정적인 반도체 양자점 합성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양자점은 빛 등의 에너지로 자극하면 입자크기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나노 반도체결정으로, 차세대 발광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InP는 인듐과 인으로 이뤄진 이진반도체로, 양자점 개발 때 유해물질인 카드뮴과 납을 대체하는 원료로 실용화가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 반도체결정인 양자점 노출면에 따라 광산화 반응성을 제어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친환경 InP 양자점은 카드뮴, 납 등 유독성 물질을 포함하지 않아 차세대 발광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나노크기로 인해 빛이나 대기의 노출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방법으로 양자점 표면에 껍질을 형성하거나 소수성 물질인 리간드를 결합해 외부의 수분과 산소가 침투 못하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양자점 표면이 불균일하기 때문에 분자수준의 미시적 이해의 한계로 적용법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양자점의 특정 면이 광산화반응에 강한 저항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규명, 노출면에 따른 표면화학이 소재의 물리·화학적 성능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아울러 노출면이 잘 정의된 InP 나노결정 {111}면과 {110}면을 합성하고, MAS-NMR 분석기술을 활용해 표면 리간드 결합 강도와 광산화 반응성을 비교했다. {111}면과 {110}면은 밀러지수로 표현한 특정 결정면과 방향으로, 밀러지수는 결정구조를 기하학적으로 그리지 않고도 결정면을 알 수 있도록 3차원 좌표계를 100, 110 등의 지수로 나타낸다.
실험 결과 섬아연광형 결정구조를 갖는 InP 나노결정의 {111}면에서 안정적인 리간드 결합을 유지해 광산화에 강한 저항성을 보였다. 반면, {110}면에서는 리간드 결합이 약해 광산화 반응이 더 활발히 일어났다.
이는 미세 나노입자 표면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InP 나노결정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을 분자수준에서 체계적으로 규명한 최초 사례로, 차세대 나노소자의 안정성과 성능 향상에 필요한 결정구조를 제시한 것이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InP 양자점 표면 리간드 결합 강도와 광산화 안정성 간 상관관계를 규명한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센서 등 광전자 소자의 수명을 연장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더 아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 지난달 20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