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온도 0K는 모든 분자운동이 멈춘 상태로, 우주에서 가장 낮은 온도다. 0K를 섭씨온도로 환산하면 영하 273.15℃다.
우주방사선, 암흑물질 등을 감지하거나 양자컴퓨터 가동을 위해 양자를 안정적 상태로 유지하려면 1K 이하 초저온 상태가 필요하다.
현재 이 같은 초저온 냉각은 고가의 헬륨-3를 이용한 희석식 냉동기를 사용하는데. 이는 거대한 크기와 고비용의 단점이 있다.
초전도자석 활용 초저온 달성
KAIST 기계공학과 권도훈 박사과정이 참여한 정상권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자기장 변화를 이용해 ‘단열 탈자 냉동기’와 ‘흡착식 냉동기’를 통합, 0.3 K(영하 272.85℃)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비싼 헬륨-3을 냉매로 사용하지 않는 소형 단열 탈자 냉동기를 개발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기체를 압축·팽창하는 기존 냉각방식과 달리 자성 물질의 자기적 압축과 팽창이 가능한 초전도자석으로 기존 대형 기체 순환장치를 대체했다.
단열 탈자 냉동기는 기계적 움직임 없이 구성되어 신뢰성과 냉각 효율이 높지만, 작동 온도 범위가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4K(영하 269.15℃)를 제공하는 상용 극저온 냉동기와 액체헬륨-4의 증발 냉각효과를 이용한 흡착식 냉동기를 통합했다.
또 초전도선재로 제작한 초전도자석으로 중심자기장 4T를 생성해 단열 탈자 냉동기를 구동했다. 일반적인 의료용 MRI(자기공명영상장치)가 갖는 자기장 세기는 3T 수준이다.
실험결과 자성물질은 상용 냉동기와 흡착식 냉동기로 1.5K(영하 271.65℃)까지 냉각 된 후 초전도자석의 자기장 변화를 이용해 최종 0.3K(영하 272.85℃)까지 떨어졌다.
연구팀을 이를 수십 차례 연속작동 테스트를 수행, 성능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형화와 단순성을 모두 갖춘 혁신적인 초저온 냉각방식으로, 다양한 양자소자 냉각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더 낮은 온도를 구현할 수 있는 자성물질을 선택한다면 기존 희석식 냉동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내년 5월 미국항공우주국(NASA) 주관‘우주 극저온 워크샵(SCW)’에서 발표할 예정이다.(논문명: Performance evaluation of a sub-Kelvin adiabatic demagnetization refrigerator (ADR) integrated with a 4He sorption coo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