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무속인이나 주술에 의존했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21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 실세이자 기획자로 계엄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노상원이 장군 인사에 개입해 김 전 장관과 함께 (계엄을) 사전에 모의하고, 인적 영향력 행사를 통해 주요 인원을 포섭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야당이 주목하고 있는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냈으며, 2018년 부하 여군 성범죄로 징역형을 받고 불명예 전역한 인물이다. 최근 한 매체는 그가 전역한 이후 경기도 안산 소재 한 반지하 주택에서 다른 무속인과 동업으로 점집을 운영해 온 것으로 보도했다.
해당 점집은 계엄 발령 이틀 전인 지난 1일 ‘햄버거 회동’이 있었던 롯데리아로부터 약 1.4㎞(도보 약 20분) 떨어진 곳이다. 점집은 출입문에 ‘만’(卍) 자와 함께 ‘○○보살’이라고 적힌 간판과 함께 ‘안산시 모범 무속인’이라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현재 해당 간판은 사라진 상태다.
앞서 현 정부의 무속·주술 논란은 윤석열 대통령의 손바닥 임금 ‘왕’자를 두고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세 차례 경선 토론회에 모두 손바닥에 ‘왕’ 자를 적은 채 참석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당시 경선 후보)은 이와 관련해 “토론 때 보니까 부적을 손바닥에 써갖고 나왔다. 무슨 대통령 선거가 마치 무속 대통령을 뽑는 선거냐”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무속인이 캠프 비선으로 활동한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캠프 하위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건진법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건진법사는 2013년 김건희 여사의 회사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아울러 김건희 여사는 공천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명태균 씨와 영적 대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는 국회 법사위 국감에 출석해 김 여사와 명씨가 ‘영적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이를 부인했다.
강씨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는 무사,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고 말했다”면서 “명씨가 대선 캠프 대변인 경질, 순방 일정 취소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멀어지도록 주도했다”고도 증언했다.
현 정부 주요 인사에 대한 무속·주술 논란이 반복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무속 정부’, ‘주술 정부’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린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속·주술 논란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사실관계 확인이 명확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