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 슬픔 빠졌는데 한강 불꽃쇼...주최 측 사과

온국민 슬픔 빠졌는데 한강 불꽃쇼...주최 측 사과

서울시 행사 취소 요청에도 강행
“급작스런 상황이라 미숙한 판단”

기사승인 2024-12-30 10:07:43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서 열린 것으로 알려진 한강한류불꽃크루즈. 사진=X 캡처

29일 오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해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와중에, 같은 날 밤 서울 여의도 한강에선 선상 불꽃놀이가 열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서울시 관계자는 쿠키뉴스를 통해 “(사고 당일) 오후 2시쯤 주최 측(현대해양레저)에 행사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오후 4시쯤부터 사전 예약한 고객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당장 취소는 어려웠던 것 같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하고 규모가 큰 불꽃은 하지 않는 등 조치를 하기로 했었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주최 측에 한강 노선 허가만 내줬을 뿐이다. 행사에 대한 강제 취소가 불가능해 권고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선상 불꽃놀이는 민간 업체가 주최한 행사다. 

서울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강 초대형 유람선에서 손에 잡힐듯한 음악에 맞춰 연출되는 불꽃쇼도 즐길 수 있다. 한강의 갑문도 체험하고 유람선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공연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비극적 참사가 벌어진 당일에도 불꽃놀이를 강행한 것을 두고 주최 측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같은 날 예정된 주말 예능 프로그램 방영과 연말 시상식 행사 일부를 취소하고 집회를 연기하는 등 희생자를 애도하는 다른 행사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주최 측인 현대해양레저에 따르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이날 행사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민간 업체가 주최한 행사이며 시는 허가만 내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진만 현대해양레저 대표이사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의 취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던 오늘 6시40분 행사는 취소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행동이 맞다. 국가애도기간 선포전이었고 너무 급작스런 상황이라 미숙한 판단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다만 오늘 선상에서 실시된 불꽃은 외국인 방한 인센티브 단체와 이미 계약된 행사로 당일 일방적 취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다문화 어린이 초청행사와 연말 사회봉사단체 초청행사 등 200여명의 탑승이 결정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어려운 관광업계의 현실이 하지 못할 행사, 하지 말아야 할 행사를 구분하기 어렵게 한 것 같다”며 “오늘의 엄중한 상황과 대형참사 속에서 모든 분이 애도하는 시기에 이런 행사를 진행해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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