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신원확인과 희생자 인계 과정이 전혀 바뀐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가족 중 일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담당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 같은 항의 끝에 신원확인이 끝난 희생자 11명의 유가족은 확인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유가족 A씨는 무안공항 2층 라운지 앞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관계자에게 “전날 보다 더 심각하다. 전날도 세 시간을 기다려서 (희생자를) 보지 못했다”며 “뭘 하는거냐. 브리핑한다는 데 뭘 브리핑 하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왜 장난을 치냐. 두 시간을 차 세워놓고 검안을 한다고 했다”며 “오늘도 세 시간을 기다리고 버스에 가둬놨다가 (공항으로) 복귀하냐”고 소리 높였다. 이 과정에서 다른 유가족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호소했다.
유가족 B씨는 “대책을 찾겠다고 했는데 전날과 말이 똑같지 않냐. 대기번호를 받았는데 거기선 그 번호가 아니라고 했다”며 “이름 자체가 없다. 순번이 아니라고 기다리라고 말한 뒤 다시 돌아가라 했다”고 질타했다.
이내 다른 유가족 C씨가 분을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그는 “저 안에서 차례로 계속 기다리고만 있다. 전날 시스템과 바뀐 게 전혀 없다”며 “책임자는 누구냐. 누가 저 안에 갔다온거냐”고 말했다.
이어 “(책임자 중) 단 한 명이라도 (내부에) 간 사람이 있냐. 가보고 나서 얘기해야 할 것 아니냐”며 “브리핑을 언급하는데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비판했다.
고성을 지르던 유가족 C씨는 경찰 측에서 받은 답변을 꺼내 중대본 관계자에게 항의했다. 그는 “담당자는 저 안에 어떤 상황이지 모르지 않냐. 경찰이 공간이 없어서 (신원확인) 진행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전날에는 검시관이 부족해서 못한다는 대답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100명 검시관이 출근했다는 데 천막에 가든 뭐든 해야 할 거 아니냐”며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뭐를 하겠다고 하는 거냐”고 격분했다. 중대본 관계자들은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하면서 취재진에게 촬영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 5명을 제외하고, 시신이 온전하지 않아 다음 주 수요일까지 검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무안=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