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속 환율 비상…내년 1500원 뉴노멀되나

탄핵 정국 속 환율 비상…내년 1500원 뉴노멀되나

기사승인 2024-12-31 08:34:51
원/달러 환율이 7.5원 오른 1,475.0원으로 개장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 최고 수준인 147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환율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내년에는 환율 1500원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돼 외국인 이탈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란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대비 5.0원 상승한 1472.5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환율 연간 상승폭은 184.5원(14.32%)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이다. 2023년 23.5원(1.8%), 2022년 75.5원(6.4%)의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와 같은 달러화 강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2025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 정책 시행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추세 정체 우려로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른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 관세 부과에 따른 유로 지역과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부진으로 국가 간 성장률 격차가 예상되는 점도 달러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해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변수가 심화할 경우 단기적으로 환율의 1500원 돌파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 재료에 대한 전망은 유지하지만 지금은 대내 정치 불확실성이 환율의 단기 변동성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아닐 수 있지만 추가 탄핵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실제 이뤄질 경우 1500원을 넘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각종 악재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시장 개입도 강화될 것으로 보여 변동성 확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주 원·달러 환율 밴드로 1460~1500원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도 내년 5월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바,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자료를 제출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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