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024년 한 해 처참한 성적표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10% 가까이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21% 넘게 급락했다.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와 대외신인도에 악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말 대비 9.6% 하락한 2399.4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상반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세 유입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7월11일 연고점인 2891선에 도달했다. 하지만 8월 이후 경기침체 우려 및 트럼프 트레이드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는 상반기 하락률 5.4%를 기록해 전 세계 주요 21개국(G20과 대만)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14% 하락률로 낙폭을 확대해 순위는 20위로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올해말 1963조원으로 2000조원을 하회하면서 지난해말 대비 7.7%(163조원)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운송장비·부품(20%), 금융(18.4%), 통신(14.9%)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중국 경기 부진과 반도체 업황 우려에 화학(-34.7%), 섬유·의류(-27.3%), 전기·전자(-22.8%)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 시총은 지난해 말 878조원에서 683조원으로 22.2% 급감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말 대비 11.9% 증가했으나, 거래량은 9.5% 줄었다. 대형주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했지만 소형주 거래량이 떨어져 전체 거래량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24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8월 순매도 전환됐으며, 이후 연말까지 총 22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코스피 시총 보유 비중은 지난해 말 32.9%에서 32.4%로 줄었다.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은 총 11개사로 지난해 대비 1개사 늘었다. 공모 금액 규모도 6000억원 증가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말 대비 21.7% 내린 678.19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올해말 기준 340조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21.2% 줄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활발한 신규상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적 약세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시가총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업종은 일반서비스(13.1%)와 제약(11.7%)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섬유·의류(-51.3%), 전기·전자(-49.3%), 금융(-43.6%), 기계·장비(-39.0%) 등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6.3% 감소했다. 거래량도 9억7000만주를 기록해 13.5% 떨어졌다. 투자자별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조5000억원, 6조4000억원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4조400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은 총 128개사로 지난해(132사)보다 줄었다. 공모금액도 2조4000억원으로 4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