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굿파트너’, MBC ‘밤에 피는 꽃’, tvN ‘눈물의 여왕’부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까지, 눈 깜짝할 새도 없이 콘텐츠가 몰아친 한 해였다. 방송사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대단한 수확을 거둔 작품은 몇 없지만, 다양한 장르물이 고루 사랑받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2024년이었다.
2025년 안방극장은 어떨까. 강동원, 공효진, 김우빈, 박보검, 송중기, 수지, 이제훈, 전지현(이상 가나다순) 등 톱배우들이 대거 출격한다. 가히 신드롬적 인기를 누린 tvN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도 흥행 파워를 입증할 신작으로 돌아온다. 지난달 26일 공개돼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2’ 배턴을 이어받는 시즌3도 있다. 성패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이지만, 성공이 점쳐지는 대작들이 모처럼 즐비한 것만은 확실하다.
이민호·공효진 ‘별들에게 물어봐’, 전지현·강동원 ‘북극성’…화려한 라인업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가 2025년 포문을 연다.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 ‘공룡’의 지구 밖 생활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이민호와 공효진이 출연한다. 제작 준비에만 5년을 들였고, 제작비는 5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촬영 돌입 3년 만에 시청자를 찾는다.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tvN에 이민호와 공효진이 있다면, 디즈니플러스에게는 전지현과 강동원이 있다. ‘북극성’의 이야기다. ‘북극성’은 외교관이자 전 유엔대사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가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와 함께 거대한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을 쫓는 과정을 담는다. 전지현에게는 무려 4년 만의 드라마다. 수작 ‘작은 아씨들’을 함께한 정서경 작가와 김희원 감독의 협업물이기도 하다.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 아래 두 배우의 시너지가 궁금해진다.
송중기도 빠질 수 없다. 2022년 ‘재벌집 막내아들’로 JTBC 드라마국을 넉넉히 먹여 살렸던 그는 ‘마이 유스’로 돌아온다. ‘마이 유스’는 남들보다 늦게 평범한 삶을 시작한 선우해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첫사랑의 평온을 깨뜨려야 하는 성제연의 감성 로맨스다. 송중기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송중기의 러브스토리가 설득력을 가질지도 관심사다.
‘연타석 홈런’ 노리는 박보검·이제훈, ‘스타성 검증’ 앞둔 변우석
박보검은 올해 상반기에만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JTBC ‘굿보이’를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다.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 감독이 의기투합한다. 무엇보다 박보검이 2020년 ‘청춘기록’ 이후 처음 출연하는 드라마이자 가수 겸 아이유와 처음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16부작인 ‘굿보이’는 특채로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대신 경찰 신분증을 목에 걸고 비양심과 반칙이 판치는 세상에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청춘 수사극이다. 박보검은 극 중 복싱 메달리스트 출신 강력특수팀 순경 윤동주로 분해, 또 한번 캐릭터 스펙트럼을 넓힌다.
이제훈은 JTBC ‘협상의 기술’, SBS ‘모범택시 시즌3’(‘이하 모범택시3’)로 2025년을 성실히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그리는 오피스물로, ‘하얀거탑’,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안판석 감독의 신작이다. 특히 이제훈은 이 드라마에서 프로페셔널한 협상가를 연기하는데, 은발로 파격적인 변신을 꾀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모범택시’도 다시 운행한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모범택시’는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앞서 방영된 시즌1, 시즌2은 각각 최고시청률 16%, 21%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견고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시리즈물인 만큼, ‘모범택시3’의 흥행 여부에 벌써 많은 관심이 쏠린다.
‘선재 업고 튀어’ 열풍의 주역 변우석은 차기작으로 MBC ‘21세기 대군 부인’(가제)을 점했다. 하반기 편성 예정인 ‘21세기 대군 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에서 재벌이지만 신분은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남자의 신분 타파 로맨스다. 단 한 작품으로 ‘글로벌 스타’에 자리매김한 변우석이 부담 어린 고심 끝에 고른 드라마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징어 게임’만 있나, 넷플릭스 기상도는 ‘맑음’
2025년 넷플릭스도 막강하다. 엇갈리는 평과 별개로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2’에 이어 ‘오징어 게임3’을 필두로, ‘다 이루어질지니’, ‘트리거’, ‘광장’, ‘더 원더풀스’ 등 장르 다양성이 돋보이는 라인업을 꾸렸다.
올해 여름 혹은 가을에 공개될 ‘오징어 게임3’에서는 전개상 ‘오징어 게임2’에서 다 풀지 못한 인물들의 서사는 물론, 기훈(이정재)와 프론트맨(이병헌)의 최종장이 그려질 것이라 추측된다. 앞서 황동혁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시즌3이 이 작품의 피날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과연 ‘오징어 게임3’이 ‘오징어 게임2’에 대한 혹평이 무색할 만큼, 난립하는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을지 기대된다.
이밖의 작품 중에서는 수지와 김우빈의 ‘다 이루어질지니’를 주목할 만하다.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가 감정결여 인간 가영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스타작가 김은숙이 집필했고,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와 ‘더 글로리’ 안길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