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체육회장 후보 “무너져가는 학교체육 살려야” [일문일답]

유승민 체육회장 후보 “무너져가는 학교체육 살려야” [일문일답]

기사승인 2025-01-12 14:17:25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2024년 9월26일 서울 서초구 RSM스포츠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제42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나선 유승민(43)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엘리트체육의 근간인 학교체육이 고사위기에 처한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추진을 거듭 다짐했다.

유 후보는 “회장에 당선되면 ‘체육인 민원해결사’가 되겠다”고 강조하며 7대 핵심 공약을 최종 확정한 바 있다. 학교체육 활성화는 유 후보의 핵심 공약이다.

유 후보는 “한국 엘리트스포츠는 학교체육의 바탕 위에서 많은 성과를 내왔다. 세계 정상에 오른 어떤 선수도 뿌리는 자신이 운동을 시작한 학교체육에 있다. 위기에 처해있는 학교체육을 다시 활성화하고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학교체육 공약과 관련된 유승민 후보의 일문일답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추진 배경
일선 학교 운동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로 업무가 분산되는 등 일원화되지 못한 관리 때문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이 때문에 운동부 육성 기피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현장의 실상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그나마 육성 중인 운동부도 해체 위기에 처한 경우가 적지 않다. 각 종목에서 벌어지는 선수 부족 현상의 주요한 원인이다. 학교체육은 한국 엘리트체육의 근간이다. 이대로 학교체육이 고사된다면 한국 스포츠 위상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학교체육을 활성화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과제다.

현장의 실상과 동떨어진 정책은
학습권 보장이라는 명분 아래 실시하는 최저학력제,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 축소, 종목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합숙소 폐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우선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 축소’는 바꿔 말하면 ‘학생선수 대회·훈련 참가 허용일수 축소’와 같은 뜻이다. 짧은 주말에 대회나 훈련을 집중할 경우, 잦은 이동과 휴식 침해, 예산 부담 등등 훨씬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책대로라면 국가대표 선수는 국제대회 참가도 마음 편히 할 수 없다. 명분과 달리 학생선수들의 휴식권과 인권을 오히려 침해하는 탁상공론에 가깝다. 

관련해 구상하고 있는 방안은
선수들에게 운동은 취미나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선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비현실적인 최저학력제는 폐지해야 맞다고 본다. 일찍부터 해당 종목에서의 성공을 목표로 선수의 길로 들어선 학생선수들에게는 운동이 곧 공부와 다름없다. 운동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소양을 키워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 체육특성화 대안학교 설립의 당위성도 그 지점에 있다. 현재 전국에 있는 체육중·고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당장 시행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 소속은 유지하되, 위탁교육이 가능한 형태 등 방안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탁구의 경우 서울 금천구에 있는 금빛나래학교처럼 이를 이미 시행 중인 곳도 있다. 그리고 수업일수 유연화 제도를 도입하고, 전국대회 출전 규정도 개선해야 한다.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 없이 학생선수를 최우선에 두고 커리큘럼을 조정하고 법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거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2024년 9월26일 서울 서초구 RSM스포츠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합숙소 운영에 관해서도 많은 지적이 있는데

운동부 합숙소를 폭력과 성폭력의 온상이라고 보는 시각은 몇몇 그릇된 경우를 보편화시키는 대표적인 ‘일반화의 오류’다. 지도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면서 지도자의 고용불안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는다. 운동부 지도자 보호 시스템을 신설하고, 운영·관리 규정을 정비해 인권 친화적인 운동부 합숙소로 재개편하는 시도가 먼저이지 무조건적인 폐지가 답은 아니다. 규칙적인 훈련과 보완 연습 등 운동부 입장에서는 합숙이 불가피한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거주 지역 내 합숙소 사용 허가 등 역시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을 것이다.

선수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까
선수부족 현상이 학교체육의 문제만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요한 원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다시 말해 선수들이 목표하는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학교 운동부를 유지하고 신설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100%는 아닐지라도 주요한 해결방안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선수부족 현상의 궁극적 해결책은 충분한 선수 풀을 확보하는 것이고, 첫 번째는 학교체육 활성화가 될 수밖에 없다. 처음에 지적했던 관리체계의 문제도 대한체육회와 국회,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협의하되, 현장에서는 대한체육회와 종목단체, 학교가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클럽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인재풀의 측면에서 좋은 방안인 것은 맞다. 하지만 역시 학생선수들이므로 소속은 다를 지라도 학교생활과 완전히 별개일 수는 없다. 우선은 학교운동부와 스포츠클럽이 문제없이 공존하도록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면 그 위에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결론은 어떤 경우라도 선수들에 대한 배려, 체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드러나고 있는 현상은 반대로 가고 있지 않은가? 내년부터는 고교학점제도 전면 시행된다고 하는데, 일선 학교에서는 체육을 선택과목에서조차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한다.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체육은 선택과목이 아니라 의무과목이 돼야 한다. 학교체육을 통해 세계무대로 갔던 선배 입장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가능하다면 1교 1기 운동을 통한 학교체육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겠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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