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세계 최초로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으로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신약의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지난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파브리병 치료제 ‘LA-GLA’(HM15421/GC1134A)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 계획서(IND)를 승인 받았다고 14일 전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상 진입을 위한 IND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식약처 승인으로 다국가 임상 개발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임상에서는 파브리병 환자를 대상으로 LA-GLA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등을 평가한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진행성 희귀난치질환으로 리소좀 축적질환(LSD)의 일종이다.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에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가 결핍돼 발생한다. 처리하지 못한 당지질이 계속 축적되면서 세포 독성 및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여러 장기가 서서히 손상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현재 대부분의 파브리병 환자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한 효소를 정맥주사하는 방식인 효소대체요법(ERT) 치료를 받고 있다. 이같은 치료제는 2주에 한 번씩 병원에서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 정맥 주입에 따른 치료 부담, 진행성 신장질환 억제 효능 부족 등의 한계점도 존재한다.
LA-GLA는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점을 개선한 ‘차세대 지속형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신약이 최종 상용화에 이르면 치료 효과의 지속성, 안전성과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환자들의 고통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 5월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됐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 측은 “LA-GLA 임상 1·2상 연구는 차세대 희귀질환 치료제의 혁신 가능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