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장났어” 저가 中전자제품, 똑똑해진 소비자들 [알기 쉬운 경제]

“또 고장났어” 저가 中전자제품, 똑똑해진 소비자들 [알기 쉬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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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5-01-15 06:00:10
사진 속 제품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김모씨(31‧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은 중국산 로봇 청소기를 발견했습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국내산 제품에 비해 60만원대로 저렴해 구입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제품을 사용하던 중에 고장 났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정식 수입품이 아니니 정규 서비스 센터에 수리를 맡길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김씨는 해당 제품을 구매하면서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잡화부터 전자제품까지 값이 저렴한 중국산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기대한 것과 달라 반품하거나 얼마 못 가 고장이 나 수리를 맡겨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단점을 보험으로 극복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김씨가 가입한 보험은 EW(전자제품 보증기간 연장) 보험서비스입니다. 제조사나 판매사가 제공하는 무상 보증 기간이 끝나도 보험사가 수리비용을 보장해 주는 보험입니다. 직구로 부품을 구매한 값도 포함됩니다. 구매 후 10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가입할 수 있고 보험료도 제품당 1000원에서 3000원 사이로 저렴합니다. 정규 서비스 센터가 없어 사설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씨처럼 ‘가성비’ 제품을 사고 이 보험에 가입한 사람을 로봇 청소기를 주제로 한 복수의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 2023년 11번가의 로봇청소기 결제 거래액은 전년 대비 거의 2배로 증가했고, 2024년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판매된 제품 대부분은 로보락,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였습니다. 같은 기간 EW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EW보험 판매건수가 2023년 70만건을 넘겨 전년 대비 2배로 늘었고, 2024년에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습니다. 

학계에서는 보험이 저가 상품 구매를 돕는다고 설명합니다. 네이버페이가 출시한 ‘반품안심케어’ 보험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한양대 경영대 강형구 교수 연구팀은 ‘반품안심케어’ 보험이 패션잡화 등 여러 상품을 파는 스마트스토어의 매출을 크게 높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상품을 반품할 때 내야 하는 배송비를 보상하는 서비스를 도입한 제품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평균 13.6% 더 팔린 것입니다.

반품이나 수리 부담을 보험으로 해결하면 저가 상품을 살 때 망설일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강 교수는 쿠키뉴스에 “(보험이) 새로운 회사의 물건이나 값이 싼 물건을 살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임으로써 소비자를 안심시켜 구매하도록 하는 원리”라면서 “저렴한 중국 제품은 좋은 예시”라고 설명했습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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