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기후변화 위기…“피해규모 예측에 생존 달려”

생보사, 기후변화 위기…“피해규모 예측에 생존 달려”

기사승인 2025-01-16 13:54:04
16일 보험연구원이 한경협회관에서 개최한 국제 세미나에서 발표자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동주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느냐가 생명보험업의 지속 가능성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16일 오전 한국경영인협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국제 세미나 ‘현실로 다가온 기후변화 영향, 보험산업의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발전 방안은?’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기온 변화 추이를 보면 전반적인 기온과 폭염 일수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이런 기후 변화는 향후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팬데믹 등 특이한 사건으로 예상했던 사망률을 넘어서는 초과사망률이 2050년과 2100년 최대 5%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망뿐 아니라 질병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소개됐다. 김 연구원은 “중간 단계를 가정하는 시나리오에서도 1%대 초과 사망률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높은 온도는 심장 관련 질환의 발병과 악화로 이어지고, 호흡기 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댕기열 등 아열대 지역에 국한됐던 질병도 확산 가능성이 올라간다. 

이에 따라 종신보험이나 CI보험 등 건강보험을 보유한 생명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종신이나 건강보험은 만기가 길고 보험료가 변경되지 않는 비갱신 상품이 많다”면서 “(기후 위기라는) 리스크 환경에 대응이 어려워 손실액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같은날 발표를 맡은 백천우 코리안리 재보험사 위험자산 솔루션 팀 CAT 모델링 파트장은 “얼마나 큰 재난이 올지, 그 재난이 왔을 때 우리가 담보하는 목적물의 피해는 어느 정도일지 창출해내는 CAT 모델은 자연재해의 불확실한 특성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않고 자연재해 피해를 최대치로 예상하면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에 무리가 될 수도 있다. 백 파트장은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않으면 과다평가가 될 수 있다. 과다평가된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면 KIC-S(지급여력비율) 등 측면에서 보험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백 파트장은 사회경제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구 방식에 따라 보험금은 손실액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며 “예를 들어 정부에서 사고 발생 후에 강둑 등을 복구할 때는 이전 상태보다 더 개선해서 복구한다. 그러면 복구 비용이 늘어난다. 경제적 손실과 보험 손실이 일치한다고 보기에는 굉장히 무리가 있다”고 역설했다.

국제사회는 보험사의 기후 리스크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있다.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가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기후변화 관련 감독 방침을 마련하는 중이다. 같은날 발표를 맡은 금융감독원 황재학 박사는 “국가별로 입장이 다르고 트럼프 재집권 이슈도 있기 때문에 얼마나 강하게 추진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계속해서 관련 지표를 보고 있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금융사에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면서 “한반도 실정에 맞는 기후 변화 정보를 얻기 위해 기상청을 통해 시나리오를 만들어 최종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녹색금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녹색금융을 포함한 ESG 금융, 전환 금융을 많이 취급하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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