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정제마진 개선에 4분기 반등 기대감…올해 변수 ‘트럼프·고환율’

정유업계, 정제마진 개선에 4분기 반등 기대감…올해 변수 ‘트럼프·고환율’

- 정유4사 지난해 1~3분기 1조5000억원대 손실
- 4분기 반등 전망, 국제유가·환율 상승에 ‘단기 성과’
- 상승 장기화는 부담…트럼프 통상 변수도 고려해야

기사승인 2025-01-17 06:00:09
국내 최초 정유공장 ‘SK울산콤플렉스(SK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해 1~3분기 동안 부진을 겪었던 정유업계에 4분기 반등의 기대감이 맴돈다. 다만 트럼프 2기 체제 출범과 더불어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올해도 변수가 상존한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OIL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72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직전 분기 영업손실은 4149억원 규모였다.

직전 분기 영업손실 6166억원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의 정유 부문(SK에너지) 역시 4분기 흑자가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 1560억원을, 유안타증권은 2037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를 토대로 SK이노베이션 총 예상 영업이익은 291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4841억원 적자에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를 포함한 국내 정유4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합산 1조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국제유가 하락세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정유제품 수요 감소 여파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를 밑도는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평균 3.5달러였던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4분기 들어 상승해 12월 기준 5.3달러까지 올라선 뒤 4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4분기 들어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70달러선을 회복하고, 해당 기간 원·달러 환율이 오른 점도 재고평가손익 등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정유사가 원유를 구매한 시점과 이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시점의 가격이 달라 발생하는 재고평가손익은 통상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에 따라 단기적으론 호재로 작용한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석유 컨퍼런스’에서 내년 유가 동향과 관련해 “내년 글로벌 원유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약 117만b/d(배럴) 상회할 전망이지만, 미 Shale 분지를 비롯해 많은 지역의 BEP(손익분기점)가 60달러를 상회하고 있고, Rig Count(원유시추공 수)와 DUC(Drilled but Uncompleted, 미완결 대기 유정) 감소로 트럼프 체제에서도 즉각적인 증산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개인적으론 유가가 60달러 이하로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국제유가 및 환율의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정유사의 원유 구입 비용 상승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둔화를 부추겨 수요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실제로 ‘12·3 비상계엄 사태’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1500원대 뉴노멀 시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입하는데, 원·달러 환율 10원이 오르면 연간 환차손은 1000억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러시아 석유 회사 및 러시아산 석유를 수송하는 유조선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이후 공급 불안 요소가 가중되면서 WTI는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화석에너지를 강조하는 등 정유업계에 긍정적인 면도 존재하지만, 관세 부과와 더불어 대러 제재 등 통상과 관련된 변수가 업계에 어떤 효과를 미칠지 알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청정 석탄 등 화력에너지를 강조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전력을 공급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풍부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시급하고, 특히 한국은 석유를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이들 선진국과 어떻게 연대하고 경쟁할지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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