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로 1440원을 제시했다. 단기적인 되돌림이 있더라도 상반기 내 환율의 중장기적인 하락 방향성은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상승한 환율의 레벨 부담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대내외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되는 조짐이 보일 때마다 민감하게 하단을 낮추려는 시도가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이 대체로 1450∼1470원대에서 박스권 등락하는 가운데, 장중에는 1440원대까지 하락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 하락의 대외적 배경으로는 “예상을 하회한 미국 12월 근원 물가 상승률 발표로 강달러 압력이 진정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3.2% 상승해 예상치인 3.3%를 하회했다. 이번 CPI 발표는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으며,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4.64%까지 밑돌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둔화됐다.
대내적 요인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으로 탄핵 프로세스에 대한 우려가 다소나마 경감됐다”고 설명했다. 전날 금통위의 동결 결정과 환율 경계감도 추가 상방 압력을 낮추는 모습이다.
다만 문 연구원은 “환율의 빠른 하락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단기적인 되돌림이 있더라도 3개월 및 6개월 시계 내에서의 환율의 하락 방향성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초보다 1분기 말, 1분기 말보다 2분기 말로 갈수록 대내외적으로 중첩되어 있는 원화 약세 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문 연구원은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긴축적인 기대가 되돌려지기 위해서는 물가보다 고용 둔화 조짐이 확인되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