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엄격한 평가를 통해 상품 판매를 위탁할 보험대리점(GA)을 선정하도록 제도개선에 나선다. 선정 이후에도 운영 평가를 통해 위탁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보험개혁회의를 개최하고 보험 판매채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보험사가 국제보험감독자협회(IAIS)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자체 GA 선정 기준을 마련해 이에 따라 선정한 GA에만 판매를 위탁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GA를 평가해 선정할 때는 기존 GA 평가제도와 연계한다. 이전 평가에서 우수 및 양호 등급을 받은 GA와 위탁계약을 맺으면 평가에 가점을 준다. 이를 통해 우수‧양호한 GA와 계약하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선정 이후에도 보험사는 ‘GA 운영위험 평가제도’에 따라 매년 GA가 위탁 업무를 잘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 1~5등급으로 평가해 등급이 저조하면 판매위탁위험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결과를 의무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한다.
운영위험 평가 기준은 금융당국이 정한다. 당국이 계약모집, 계약관리, 대리점 운영, 제재 및 금융사고 이력 등 계량 평가와 내부통제, 지배구조 적정성, 영업행위 리스크, 정착지원금 적정성 등 비계량 평가 지표를 마련해 보험사에 전달하고, 보험사가 이에 따라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만든다.
평가 결과가 저조하면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요구자본을 증액하는 등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한다.
GA 자체 책임도 강화한다. GA 본점은 지점의 수수료와 불건전 영업행위를 관리하기 위한 내부통제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내부통제를 준수하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위반하면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도 정하도록 한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GA 내부에서 법규가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준법감시 지원조직의 최저 인원수도 도입한다. 현재는 소속 설계사 인원에 비례해 적절한 수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최저 인원수를 설계사 수에 따라 2~5명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GA에 대한 금융감독원 제재 체계도 개편한다. 소속 GA가 업무정지를 받으면 위법행위를 하지 않은 선량한 설계사들까지 영업을 할 수 없어 피해를 볼 수 있는 현행 구조를 개편한다. 당국은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등록 취소나 업무 정지 등 제재 처분을 회피하려고 제재받은 GA가 다른 GA에 보험계약을 이관하는 꼼수도 금지한다. GA 임직원이 제재를 피할 의도로 다른 GA를 이용할 수 없도록 GA 임직원 복수등록을 제재가 진행 중인 경우에 한해 제한한다.
연간 중개 수임이 200억원을 넘긴 대형 법인보험중개사에 대해서도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금융감독원 정기 보고서를 신설해 상시감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보험중개사협회를 통한 공시 항목도 대형GA 공시 항목을 반영해 확대된다.
이날 보험개혁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 강화와 내부 통제 구축으로 소비자를 최우선하는 판매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