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2일 첫 청문회를 열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증인들이 불출석했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증인 선서와 증언을 거부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7명에 대해 청문회에 출석하라는 내용의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들 일부는 증언을 거부했다. 이 전 장관은 내란 동조 혐의 등으로 형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증언거부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사령관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계엄사태 당시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저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분명하게 사실이라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서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곽 전 사령관은 청문회에서 이같은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의 주장에 대해 ‘허구성이 곧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하자, 곽 전 사령관은 “무슨 말씀으로 허구라 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하신 말씀 그대로 말씀드려왔다”고 했다.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거부했다고 밝힌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이 실패한 직후 2차 계엄 가능성에 대해 국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은 “12월 6일 오전 11시 반께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 여야 간사(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에게 2차 계엄이 가능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며 “저의 추정이자 판단이다. 정보보고에 근거한 것은 아니었지만 정보관료로서 오랜 경험상 최근 상황을 판단해 보니 2차 계엄, 최소한 군사개입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정보위원장께 보고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또 야당은 이날 출석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상대로 윤 대통령 생일잔치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023년 12월 18일 경호처가 직원들을 동원해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삼행시 짓기 등으로 윤 대통령 생일잔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차장은 “그날은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였다”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김건희 여사를 위해 자신이 작살로 생선을 잡았다는 ‘황제 경호’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영부인 관련 사항은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