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국내 증시 휴장으로 갈 길을 잃은 투자자 자금이 해외 시장으로 향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증시 선두 주자인 미국 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초대형 기술주가 부각되는 상황 속에 증권사들도 서학개미 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2일 기준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165억4408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기록한 1121억181만달러에서 44억4227만달러 급증한 수준이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아시아권 주요 시장으로 분류되는 일본(40억9280만달러)과 홍콩(18억5246만달러)을 크게 웃돌고 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설 연휴를 맞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권 주요국 시장이 휴장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일시 정지 상태에 돌입한다. 정부가 내수진작 활성화 명분으로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4거래일간 숨 고르기에 들어가게 됐다. 중국도 춘절 연휴를 맞이해 오는 28일부터 2월3일까지 후강퉁(상하이거래소·홍콩거래소 간 교차 거래)과 선강퉁(선전거래소·홍콩거래소 간 교차 거래) 거래가 중단된다. 홍콩 증시의 경우 28일부터 31일까지 거래가 멈춘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초대형 기술주 중심의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구글)·엔비디아)을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종목들은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한 주요 섹터로 부각된 바 있다.
이미 M7 종목은 투자 포트폴리오 상위권에 대다수 포진한 상태다. 22일 기준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종목별 주식 보관금액 순위권을 살펴보면 테슬라가 247억2183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엔비디아(130억5627만달러), 애플(43억1927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3억8388만달러),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32억7178만달러), 아이원큐(27억5701만달러), 알파벳(26억1638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7위권 가운데 5개가 M7 종목인 것이다.
투자업계는 M7 종목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흔히 말하는 M7 종목이나 대형 기술주 등 인공지능(AI) 업종에 굉장히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며 “다만 소수의 대형 기술주 중에서도 개별 기업 차원에서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 성장성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재무적인 성과가 시장에서 매겨져 있는 밸류에이션을 얼마나 정당화시킬 수 있는지 판단해 투자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증권가는 설 연휴를 맞이해 해외주식을 찾는 투자자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오는 2월7일까지 자사 계좌를 통해 해외주식(미국·중국·홍콩)을 100만원 이상 거래한 고객 가운데 총 1000명을 추첨해 미화 10달러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아울러 글로벌 통합 거래 서비스 오픈 이벤트를 함께 신청할 경우 해외주식 온라인 매수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해당 이벤트는 참여 인원 전원에게 6개월 동안 해외주식 매수 수수료 무료, 환전 90% 환율 우대 혜택을 준다.
한국투자증권도 온라인 금융투자 서비스 뱅키스(BanKIS) 고객을 대상 해외주식 거래 이벤트를 진행한다. 거래금액 구간별로 추첨을 통해 최대 200달러와 엔비디아 주식을 지급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27일~31일 1000만원 이상 거래 고객 중 1500명을 추첨해 10달러~100달러를 제공한다. 삼성증권의 경우 설 연휴 기간 동안 ‘CES 2025 탐방기’ 숏폼과 투자 지식 업그레이드를 위한 ‘2025 시장전망’ 시리즈 등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