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몸풀기’ 이재명·이준석…소극적인 與 대권주자 왜?

‘대선 몸풀기’ 이재명·이준석…소극적인 與 대권주자 왜?

박상병 “이재명 대선 몸풀기…사법리스크 영향·당내 견제”
“오세훈·홍준표·한동훈 尹 탄핵심판에 소극적 움직임…당 경선 영향”

기사승인 2025-02-04 06:00:10 업데이트 2025-02-04 07:40:35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조기 대선을 앞두고 몸풀기에 돌입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야권주자들이 대선을 겨냥해 몸풀기에 돌입했다. 다만 여권주자들은 대선 출마 가능성만 내비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대권주자들의 엇갈린 행보의 배경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지목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범야권 1강인 이 대표는 조기 대선을 고려해 중도 확장을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4차 산업 기반인 반도체를 비롯해 군과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법 토론회에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서 국가적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근로시간이 문제”라며 “총 노동 시간을 늘리지 않고, 연구 개발이 집중되는 특정 시기에 유연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2일과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병대 독립’과 ‘군 신뢰’에 대한 메시지도 냈다. 그는 “해병대 독립과 준 4군 체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튼튼한 국방·안보에 여야가 없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군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우리 국민은 여전히 군을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지난달 20일 6대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을 만나 서민금융 강화를 요청했다. 금융권이 상생해 중소기업·소상공인·서민금융을 도와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개혁신당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 의원은 지난 2일 홍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판갈이’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앞장서는 퍼스트 팽귄이 되겠다”며 “차가운 바닷속 범고래 같은 포식자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젊은 세대가 건너야 한다면 주저 없이 뛰어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존 F. 케네디는 43세에 미국 지도자가 돼 사람을 달에 보냈다. 43세 토니 블레어도 영국에 제3의 길을 제시했고, 46세의 버락 오바마는 흑인 최초로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며 “변화는 과감한 세대교체와 함께 일어나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홍준표 대구시장(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與 대권주자 ‘물밑’ 움직임…탄핵국면 초재기


범야권 주자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동안 여당주자들은 간접적으로 대선을 시사하는 발언을 남겼다. 일부 대권주자는 물밑 행보를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조기 대선이 이뤄지면 정권교체보다 권력교체가 가슴에 더 와 닿을 것”이라며 “지난 대선 후 2년 반 동안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나랏일이 뒷전이었기 때문에 국민 생활은 갈수록 피폐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적대적 공생인 지금의 여야 관계를 청산해야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그렇듯 이 혼란기도 슬기롭게 헤쳐나가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4일 친한계인 진종오 의원을 만나 회동을 했다. 한 전 대표는 진 의원에게 “국민이 혼란에 빠진 만큼 단단하게 잘 추슬러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중진인 조경태 의원도 이번 달 말과 다음 달 초 정치권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선 출마에 대해 명확히 답하지 않았지만, ‘국정 정상화’ 메시지를 꺼내 들었다. 오 시장은 지난달 2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대선출마’에 대해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으로 출마 여부를 말하기 너무 이르다”며 “서울시장으로서 쌓은 경험은 공공재로 여러 가능성이 있다. (국민들이) 정상적인 리더십과 합리적인 국정 운영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 대표의 대권 몸풀기가 사법리스크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의 대권 메시지는 세대 갈라치기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범여권 대권주자들의 조심스러운 행보의 배경으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당내 경선’을 지목했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이슈는 야당에 호재로 부담스러울 게 없다. 다만 이 대표는 빠른 행보는 사법리스크가 원인”이라며 “다른 당내 주자들이 이 대표를 공격하기 어려운 시점에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젊다는 점을 이용해 정치의 판을 뒤집자는 메시지를 가지고 나왔다. 기성 정치권과 청년층을 분리해 지지층을 모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세대 갈라치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여당 대권주자들이 위축된 이유는 당내 경선 문제 때문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하면 경선을 이기기 어렵다”며 “간접적으로 안정적인 국정운영 등을 언급하는 건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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