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후 수익 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리테일과 기업금융(IB) 강화에 집중하며 증권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일반 회사채(SB) 발행 주관사단으로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은 3년물 2000억원, 5년물 1000억원으로 총 3000억원, 신한투자증권은 2년물과 3년물로 총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수요예측에 따라 최대 5000억원의 증액발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대표 주관사단으로 메리츠증권을 포함해 SK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6개 증권사를 선정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일은 13일이다. 신한투자증권 대표 주관사단은 메리츠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5개 증권사다. 수요예측일은 12일이다.
이번 회사채 주관은 메리츠증권이 올해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한 직후 수임한 딜이다. 기업금융본부 신설은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금융에 편중돼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채권발행시장(DCM)·주식발행시장(ECM) 등 전통 IB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조치다.
메리츠증권은 연초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하고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 출신 송창하 전무를 수장으로 맞은 바 있다. 이어 일명 ‘IB 대부’라는 평가를 받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를 상임고문으로 영입하며 IB 영업에 전문성을 더한 상태다. 정 전 대표 성격상 통상적인 고문 역할을 넘어 활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메리츠증권 내에서도 이들의 노하우와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임고문만으로도 메리츠증권이 IB 부문에서 탄탄하게 기반을 다지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메리츠증권은 KB국민카드 출신 신승원 상무도 기업금융본부로 영입했다.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의 온라인 전용 투자계좌 ‘슈퍼(Super)465’가 예탁자산 4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무료 거래 이벤트 영향으로 분석된다. 슈퍼365는 내년 12월 말까지 국내·미국 주식 매매 및 달러 환전 시 유관기관 제비용을 포함한 모든 거래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올해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인 패밀리오피스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시장 전반에 ‘부담’이라는 시선과 함께 ‘부럽다’는 목소리도 섞여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며 급성장한 회사”라며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취해온 메리츠증권이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