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으로 번지며 장기화할 전망인 가운데, 범영남권 중소기업들이 대타협을 촉구하고 나섰다.
4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융합울산연합회 등 영남권 연석 협의체는 지난 3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분쟁 상황이 오래가면 세계 1위 회사도 망할 수밖에 없다”며 “MBK는 고려아연의 생산적 제안을 수용해 공동 경영의 정신으로 세계 1위 회사를 함께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에는 울산광역시를 포함해 대구, 경북, 경남 지역 등 범영남권 중소기업 회원사 2637곳이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최고 경영진의 결단으로 상생과 동반의 메시지가 나왔다”면서 “투명한 경영과 상호협력 체계를 즉각 구축해 국민들과 울산 시민들의 우려를 덜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요구의 배경은 울산 향토기업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협력사, 도급사, 2·3차 연관 기업 등 수천 곳의 중소기업이 경영권 분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경기 침체로 울산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지고 있는 관세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 등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 장기화는 곧 공멸이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국가기간산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집단이 고려아연을 경영하게 둬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로 전·현직 경영진들이 구속된 부실 적자 기업인 주식회사 영풍은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이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융합울산연합회는 앞서 지난해 9월부터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이밖에 울산광역시새마을회, 울산광역시체육회 등 5개 시민사회 및 경제 단체들도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MBK와 고려아연은 조속히 분쟁을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임시주총 직후인 지난달 24일 MBK 측에 이사회 참여를 포함한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MBK 측은 임시주총 자체가 무효라며 임시주총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및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소송전에 돌입한 상태다. 전날에는 임시주총으로 선임된 고려아연 측 추천 이사 7명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