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솔저 혈청 대신 인류애로 무장한 새 캡틴 아메리카가 마블의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5일 오전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이하 ‘캡틴 아메리카4’) 화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안소니 마키, 줄리어스 오나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캡틴 아메리카4’는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와 재회한 후 국제적인 사건의 중심에 선 샘이 전 세계를 붉게 장악하려는 사악한 음모 뒤에 숨겨진 존재와 이유를 파헤쳐 나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퍼스트 어벤저‘,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 이은 캡틴 아메리카 솔로무비 시리즈 4번째 작품이자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페이즈5 이야기다.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마블 스튜디오 신작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새 콘텐츠를 디즈니플러스 등을 통해 지나치게 공급해 마니아층마저 등을 돌렸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가운데 등장한 ‘캡틴 아메리카4’가 수렁에 빠진 MCU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캡틴 아메리카4’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를 내세운다. 바로 팔콘 샘 윌슨(안소니 마키)이다. 초대 캡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로부터 방패를 물려받은 후계자이자 최초 흑인 캡틴 아메리카다.
먼저 안소니 마키는 “제가 캡틴 아메리카를 할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다”며 “젊은 배우로서 이렇게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는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샘 윌슨에 대해서는 “캡틴 아메리카의 역할, MCU의 방향을 설명하기에 완벽한 인물”이라며 “정의감, 따뜻함, 열정을 봤을 때 캡틴 아메리카가 될 가치가 충분하고, 그렇기에 스티브 로저스가 방패를 쥐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샘 윌슨은 스티브 로저스와 달리 혈청을 맞지 않았다. 초인간적 신체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특별한 캡틴 아메리카가 탄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안소니 마키는 “샘은 주먹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인류애로 무장해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며 “샘은 스티브 로저스에게 믿을 수 있는 조력자였다.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을 때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친구였다. 그런 인류애와 동료애로 뭉쳤다”고 강조했다.
대신 샘에게는 새 캡틴 아메리카 슈트가 주어졌다. 안소니 마키는 “슈트의 모든 기능이 업그레이드됐다. 다른 슈퍼 히어로를 능가하는 기능이 탑재됐다”며 “싸움 시퀀스에서 굉장히 극적이고 과장된 무브먼트를 보여준다.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마음으로 모든 수비가 공격화된 것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색다른 액션을 기대해도 좋다는 전언이다. 줄리어스 오나 감독은 “캡틴 아메리카가 공격하는 사람이 된 게 중요하다”며 “안소니 마키에게 벽돌로 상대 얼굴을 치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러냐고 했지만 마블이 괜찮다고 했다. 캡틴 아메리카로서 재밌는 장면이 나왔다. 혈청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지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즉흥적으로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달콤한 인생’의 벽돌 신에 대한 오마주”라며 “한국 영화의 대단한 팬인데 이렇게 애정을 실을 수 있어서 기뻤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러한 차이는 차기 캡틴 아메리카의 부담을 상쇄시켰다. 안소니 마키는 “샘 윌슨은 스티브 로저스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여정을 나아간다”며 “선대 캡틴 아메리카가 먼저 방패를 주게 되는데, 샘 입장에서는 어깨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지점”이라고 해석했다.
부제 ‘브레이브 뉴 월드’는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윌리엄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등 고전 작품에 출발했다. 줄리어스 오나 감독은 “‘우리에게 오는 이것이 선한 것인가, 악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아이러니가 있다”며 “샘을 비롯해서 여러 캐릭터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지도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얘기했다.
내용뿐만 아니라 연출도 고전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줄리어스 오나 감독은 “‘자칼의 날’, ‘한밤의 암살자’ 등 70년대 음모론 스릴러를 레퍼런스로 삼았다. 카메라와 조명을 어떻게 써서 이런 텍스처를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최근 영화로는 ‘킬링 디어’에서 어떻게 긴장감을 만들고 고조시키는지 눈여겨봤다”며 새 캡틴 아메리카의 독특한 여정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안소니 마키는 샘 윌슨의 정통성을 거듭 강조하며, 벌써 영화의 흥행을 점쳤다. “샘이 스티프 로저스의 선택을 받은 캡틴 아메리카라는 것을 기억해 달라”며 “캡틴 아메리카로서 성장해 왔고 방패를 계승하기도 했고 그만의 아메리카를 정의해 나가고 있다”며 “마블 영화로서는 자신 있게 최고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캡틴 아메리카4’는 오는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