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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안양이 다시 달린다. 줄곧 있던 K리그2가 아닌 K리그1에서 힘차게 도약한다. 안양의 승격을 이끈 유병훈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부터 철저히 선수단을 관리 중이다. 쿠키뉴스는 지난 4일 경남 남해 스포츠파크호텔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 유 감독을 만나 2025시즌 각오를 들어봤다.
팀이 80% 완성됐다고 밝힌 유 감독은 “팀이 원하는 방향성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조직적으로 나오는 실수면 우려스러운데, 현재는 개인의 단순 실수가 있다. 베스트 멤버,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면 더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감독은 태국 전지훈련에서 3백 전술을 준비했다며 “지난해와 팀적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가지 전술로 고집하기보다, 상대 전술에 따라 맞춰가겠다. 3백에 맞는 선수들도 일부 있다. 상황을 판단해서 적절히 전술을 구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3백을 사용하면 수비도 수비지만, 공격에 인원을 한 명 더 기용할 수 있다. (3백) 테스트 해봤는데, 선수들의 이해도도 훌륭하다. 다만 측면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로 합류한 왼발 센터백 토마스에 대한 평가도 남겼다. 유 감독은 “토마스는 윙백도 가능한 선수다. 3백 형태에서 토마스가 공격 가담을 많이 하게 되면 4백이 될 수도 있다. 전술적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며 “전환 킥이나 패스, 공격 가담 모두 괜찮다. 기존 수비진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이 올 시즌 키는 외국인 선수다. 지난해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K리그2 MVP’ 마테우스와 야고는 여전하다. 여기에 2부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모따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고, 브라질 세리에B에서 뛴 에두아르도까지 품에 안았다. ‘브라질리언’ 네 선수의 합이 중요한 상황. 유 감독은 “야고가 측면에서 수비를 분산하고, 마테우스가 공격 진영에서 볼 배급을 원활하게 해줘야 모따가 살 수 있다. 호흡을 맞추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면서 “상황에 따라 에두아르도를 투입할 계획이다. 시원한 공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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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은 지난 시즌 빠른 공수 전환을 앞세운, 일명 ‘꽃봉오리 축구’를 추구했다. 올 시즌은 다소 다르다. ‘좀비 축구’를 키워드로 잡은 유 감독은 “팀의 목표이자 각오다. 2부에서처럼 계속 이길 수 없다. 넘어지고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좀비 축구로 상대방에게 애를 먹이겠다”고 다짐했다.
유 감독의 말처럼 2부에서 안양의 훌륭했던 경기력이 1부에서 나온다고 보장할 수 없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유 감독은 “새로운 환경이다. 구단 역사상 1부가 처음이다. 선수들의 긴장이 눈에 보일까 걱정”이라면서도 “도전자의 정신으로 가야 한다. 서로 믿고 의지하면 분명히 답이 나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K리그1은 지난해처럼 쉽게 갈 수 없는 리그다. 상대팀들도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빠를 텐데, 거기서 얼마나 빠르게 대처하느냐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오는 16일 울산 HD와 개막전을 갖는 안양은 6일 뒤엔 FC서울과 더비전을 펼친다. 시즌 초 일정에 강한 팀이 몰려있다며 웃은 유 감독은 “울산은 붙어보고 싶던 팀이다. 작년 챔피언이기에 잃을 건 없다. 안양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지더라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서울과는 너무 빨리 만난다. 1부에 적응을 어느 정도 하고 만나는 게 가장 좋았는데, 조금 아쉽다. 서울이 전력 보강을 알차게 한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부 생존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한 유 감독은 “광주처럼 두려움 없는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 또 대구처럼 놀라운 생존력을 보이는 것도 목표”라며 “많은 팀들을 참고하면서 잔류, 상위 스플릿 진출을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남해=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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