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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 리테일 최강자인 키움증권이 토스증권에 추월당한 가운데 다수 증권사도 시장 경쟁력 저하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에 돌입한 상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미국) 보관금액은 1137억794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62억8269만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71.54% 급증한 수준이다. 해외주식 투자자가 1년 새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 증가세는 증권사들의 해당 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줬다. 인터넷전문증권사인 토스증권의 지난해 11월 월간 해외주식 거래대금(매수·매도 금액 합산 기준)은 30조5400억원으로 확인됐다. 전월 21조원에서 45.42% 급증한 수준이다.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넘어선 것은 토스증권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증권사 리테일 부문 최강자로 군림하던 키움증권은 토스증권에 해외주식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키움증권의 11월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9조6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박혜신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점유율은 지난해 11월부터 토스증권에 역전당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뿐만 아니라 키움증권의 강점인 장내파생영업도 토스증권이 진출한 예정인 점에서 브로커리지 비즈니스에 유의미한 경쟁자가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별 12월 해외주식 거래대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상 증권사별 해외주식 거래대금과 시장점유율이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 성장세는 지속되는 상황으로 확인됐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당시 발표한 수치와 비교해서 지금도 여전히 겾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증권의 성장세는 해외주식 부문 특화에 주력한 결과로 해석된다. 토스증권은 지난 2022년 4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실시간 해외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투자자 편의성 제고에 집중해 왔다.
아울러 지난해 테크 기반 서비스 기획 전문가인 김규빈 대표이사 선임 이후 미국 법인 설립 본격화와 해외주식 중개 경쟁력 강화를 중점 사업 방향으로 추진했다. 특히 어려운 경제 용어들로 가득한 기존 증권사 리서치보고서와 차별화를 위해 수요자 관점의 편리한 전달력을 중시한 리서치센터를 출범하면서 고객 접근성도 향상시켰다.
이같은 상황 속에 1위 자리를 내준 키움증권을 비롯한 기존 대형 증권사들은 경쟁 구도에 변화를 주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우선 키움증권은 미국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법인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거래 라이선스를 확보할 경우 기존 브로커 에이전시 수수료를 아끼는 등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또 국내에 국한됐던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해외로 확대하면서 미국주식 적립식 매매 시 매수 수수료 0%, 환율 우대 100%, 현금 쿠폰 등 혜택 지급 이벤트도 마련했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사업 실적 개선을 위해 글로벌 경영컨설팅 전문회사 맥킨지 등과 계약을 맺고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해외주식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게 NH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리테일 부문에 집중하지 않았던 메리츠증권도 업계 최초로 국내·미국주식 거래수수료 및 달러 환전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면서 경쟁구도에 참여했다.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경쟁력 강화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수익 등이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어서다. 해외주식 수수료율은 약 0.25~0.30%로 국내주식 수수료율(0.04%) 대비 월등히 높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9개 증권사(미래에셋, 한투, 삼성, 키움, NH투자, KB, 신한, 토스,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의 지난해 1~3분기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수익은 8109억원으로 전년 전체(6061억원) 대비 33.8%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보다 해외 시장 주식을 선호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련 부문에서 발생한 수익성이 점차 커지는 만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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